공무원 연금은 국가가 지급해주는 돈이라 국채 이자와 같다. 월 350만 원을 받는다고 하면 1년에 4200만 원을 받는 셈이다. 이 금액도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증가한다. 물가가 3% 오르면 다음 해에는 4326만 원을 받게 된다. 이렇게 확정적인 돈을 국가가 매월 지급해주니 보유하고 있는 다른 금융자산은 단기적으로 손실을 좀 봐도 된다. 금리까지 낮은 상황이라 이 돈을 투자자산으로 운용하는 게 나을 수 있다. 합리적인 행동이다. 자산배분 측면에서 보자. 이 사람이 주택 5억 원, 예금 5억 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전체 자산현황은 주택 5억 원, 예금 5억 원, 매월 350만 원 받는 연금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자산 배분을 하려면 자산이나 현금흐름으로 기준을 통일해줘야 한다. 매월 350만 원 받는 연금을 자산으로 환산하면 15억 원이 넘는다. 국가가 지급을 보장하니 국채자산을 가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렇게 보면 이 사람의 자산현황은 주택 5억 원, 예금 5억 원, 국채 15억 원이 된다. 총자산에서 예금과 국채의 비중이 80%가 돼 안전자산에 너무 집중돼 있다. 그래서 예금 5억 원의 일부는 투자자산으로 보유하는 게 맞는다.
이처럼, 노후 자산을 운용할 때는 연금을 자산 배분에 포함시켜 생각해야 한다. 국민연금의 경우를 살펴보자. 2017년 현재 국민연금 20년 이상 가입자가 받는 연금액 평균은 월 88만 원이다. 60세인 사람이 물가가 매년 2.5% 상승하고 편의상 95세까지 연금을 받는다고 하면 할인율이 3%일 경우 자산가치는 3억5000만 원이 된다. 민간의 종신연금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4억 원 정도 가치가 된다. 결국 3억5000만~4억 원 정도 가치가 되는 셈이다. 부부가 받는다면 7억~8억 원의 자산가치가 된다. 부부가 연금 맞벌이로 매월 176만 원(=88만 원×2)을 받는 경우를 보자. 가계자산이 주택 5억 원, 금융자산 3억 원이라고 가정하자. 그러면 총자산은 ‘주택 3억 원, 금융자산 3억 원’이 아니라 ‘주택 3억 원, 금융자산 3억 원, 국민연금 7억 원’으로 봐야 한다. 이러면 총자산에서 국채에 해당하는 국민연금 자산의 비중이 54%가 된다. 따라서 이 부부의 경우 금융자산 3억 원은 유동성 자금을 제외하고는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투자자산으로 운용하는 게 좋다.
우리나라 60대 가구의 자산현황을 보면, 전체 5분위 중 중간에 위치한 3분위의 경우 총자산이 2억6000만 원이다. 88만 원 국민연금 자산가치를 3억5000만 원이라고 하면 국민연금 자산이 노후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민연금은 납입 기간을 늘리거나 수령 시기를 늦춤으로써 수령 금액을 높일 수 있다. 보유 금융자산 중 일부를 수령 시기를 늦춰 국민연금 수령액을 늘리고, 안전자산이 확보된 만큼 나머지 금융자산은 투자자산을 통해 수익을 추구할 수도 있다. 이처럼 노후 자산 배분을 결정할 때는 연금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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