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재부 최근 경제동향 발표

대내외 잇단 경고에 입장바꿔
‘수출·소비 견조’로 표현 수정
“유가 상승 등 불확실성 확대
‘경기침체’ 용어는 동의 안해”


정부가 11개월 만에 ‘경제 회복세’ 판단을 결국 포기했다.

기획재정부는 12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투자·고용이 부진한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심화, 국제 유가 상승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10개 월 간 ‘우리 경제의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유지해 왔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까지 ‘KDI 경제동향’ 9월호에서 ‘경기개선 추세’ 문구를 빼면서 경기 하락을 위험을 경고한 바 있는데, 정부가 너무 낙관적인 전망만 내놓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결국 이번 달 그린북에서 정부는 11개월 만에 ‘회복세’를 빼고 수출·소비에 한정해서만 ‘견조하다’고 표현했다.

고광희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수출·소비는 여전히 괜찮지만, 투자·고용이 부진하고 국제유가도 생각했던 것보다 높은 수준으로 가고 있는 가운데 통상갈등도 있다”며 “경기 사이클상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상승 국면으로 오해할 수 있는 ‘회복세’란 표현을 삭제하고, 리스크(위험요인)가 확대되고 있는 걸 상당 부분 반영해 표현을 수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과장은 “민간기관의 경우 ‘경기침체’란 용어까지 썼는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하강국면 전환을 의미하는 건 아니고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관점에서 삭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린북 10월호에 따르면 9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4만5000명 증가하는 데 그치며 8개월 연속 10만 명대 이하를 기록했다. 9월 수출은 505억8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8.2% 줄었다. 추석 연휴에 따른 조업일 감소(-4일)에 따른 영향으로, 일평균 수출은 5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인 25억9000만 달러를 기록해 양호한 상황이라고 정부는 덧붙였다.

8월 소비는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판매가 줄었지만, 통신기기 등 내구재 판매가 늘며 전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9월 소비 속보치를 보면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이 1년 전보다 18.7% 줄었다.다만 백화점 매출액(4.3%), 할인점 매출액(7.5%), 카드 국내승인액(1.9%)은 늘었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1년 전보다 35.1% 늘었지만, 증가율은 6월 49.0%를 정점으로 3개월 연속둔화했다.

고 과장은 “성장률 전망(2.9%)을 유지하기 위해 일자리 대책, 투자보완책을 함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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