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구성 복잡한 나라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외에도 지구촌에는 각 나라가 처한 상황에 맞춰 갈등을 줄이고 국가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국가별 특성에 따라 독특한 정치 체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들이 적지 않다.

12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프랑스어와 네덜란드어, 독일어 등을 모두 공용어로 삼고 있는 벨기에는 정치적 대표를 뽑는 선거와 정부 구성에 있어 다언어 국가의 특성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특히 정부 구성의 경우 플란데런(네덜란드어권) 정당과 왈롱(프랑스어권) 정당이 모두 참여해야 하고 장관 숫자 역시 양쪽 모두 같아야 한다. 이처럼 복잡한 정부 구성요건 때문에 벨기에는 매번 선거가 치러진 이후 내각 구성이 느린 편이다. 2010년에는 541일이나 내각 구성을 완료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특히 벨기에는 내각 구성에 참여하는 연방의회 외에 7개 지역 의회가 있는데 언어권에 따라 플란데런 지역 의회와 왈롱 지역 의회, 수도 브뤼셀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의회로 나뉜다. 이들은 다시 브뤼셀 수도권 의회의 네덜란드어 그룹과 브뤼셀 수도권 의회 프랑스어그룹, 프랑스어 공동체 의회, 독일어 공동체 의회 등으로 나뉘어 이들 의회가 각 지역 언어와 교육정책을 담당한다. 7개 지역 의회와 언어 공동체 의회에서는 연방의회 상원의원을 선출한다.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차지할 수 있는 의석수에 한계가 있어 정국 운영과 집권을 위해서는 각 정당 간 합종연횡이 필수적이다.

종교적 대립이 극심했던 레바논은 종교에 따라 오를 수 있는 국가수반의 직책이 결정돼 있다. 레바논은 1943년 건국 당시 제정된 국민협정에 따라 대통령과 군 참모총장은 마론파(동방 가톨릭), 총리는 수니파 무슬림, 국회의장은 시아파 무슬림, 국회부의장과 부총리는 정교회 신자, 군사령관은 드루즈파 무슬림이어야 한다.

국회의원 수도 건국 당시에는 기독교도, 무슬림이 각각 54석과 45석을 갖도록 돼 있었으나 레바논 내전을 거치고 1989년 타이프 협정에 따라 64대 64 동수로 조정됐다. 이 때문에 레바논에서는 종교와 별개로 각 정파가 어떻게 협력하느냐에 따라 정부 요직이 결정된다.

부탄은 정국 안정을 최우선으로 해 ‘강제 양당제’라는 특이한 선거제도를 채택하고 있는데 1차 투표에서 득표율 1·2위 정당을 추리고, 2차 투표에서는 두 정당 간 의석을 어떻게 배분할지 투표한다. 9월 열렸던 총선에서는 체링 톱게이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이자 기존에 원내 3분의 2를 차지했던 국민민주당(PDP)이 득표율 3위를 하는 바람에 원외 정당이 되고 말았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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