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로 달에 첫발을 내디딘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의 삶을 그린 영화 ‘퍼스트맨’(사진)은 화려하게 치장한 영웅담이 아니다. 웅장한 우주선을 타고, 광활한 우주로 나서는 모험담이 아닌 공포와 두려움을 마주한 채 묵묵히 한길로 걸어간 평범한 가장의 내면을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 ‘위플래쉬’ ‘라라랜드’ 등 단 두 편으로 거장 반열에 오른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라라랜드’에서 호흡을 맞춘 라이언 고슬링을 앞세워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금까지 우주에 도전한 사람들의 성공과 실패를 다룬 영화는 무수히 많았지만 이 영화는 다르다. 물론 이 영화도 냉전시대에 우주개발 경쟁에서 소련에 밀린 미국이 달 착륙을 성공시키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는 과정을 연대기 순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다른 영화에서 펼쳐낸 방식과는 달리 닐이 겪은 고뇌에 무게중심을 두고, 그의 시점에서 관객에게 그가 겪은 고통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공군 테스트 파일럿으로 일하던 닐(라이언 고슬링)은 딸을 잃은 슬픔을 이겨내고 나사(미 항공우주국) 우주비행사 과정에 지원해 합격한다. 그는 동료들과 함께 고된 훈련을 받으며 우주비행사의 면모를 갖춰간다. 하지만 기술적 결함으로 동료들이 하나씩 죽음을 맞이하고, 닐은 아내 자넷(클레어 포이)의 안타까운 마음을 뒤로한 채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며 달 착륙에 다가간다.
제작진은 2012년 닐 암스트롱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그를 만나 영화화에 동의를 얻었고, 그가 사망한 후에도 그의 부인의 도움을 받으며 그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또 영화 개봉 시기와 개국 60주년이 맞물린 나사도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달 착륙선과 캡슐 등을 가까이서 관찰한 제작진은 닐과 우주비행사들이 내부에서 겪었을 고통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그 느낌을 객석으로 실어 나른다.
이 영화는 아이맥스 관람을 추천한다. 닐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16㎜ 카메라로 펼쳐내다가 나사의 우주개발 과정을 다룰 때는 35㎜ 카메라로 대비 효과를 준 후 닐이 착륙선에서 나와 달에 발을 내딛는 극적인 장면은 65㎜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했다.18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