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새 고용률 5.6%P 상승
하도급 허용 日 일자리 ‘쑥’
우리나라는 제조업 파견근로를 금지하고 있지만, 주요 선진국들은 오히려 파견근로에 대한 규제를 풀고 있다.
국내에선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32개 업종에 대해서만 파견근로가 허용된다. 제조업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반면 독일은 파견근로를 금지하던 규제를 줄줄이 풀었다. 1990년대 중반까지 파견근로를 엄격히 제한했지만, 1990년대 후반 높은 실업률이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파견근로 규정을 완화했다.
특히 2003년 이른바 ‘하르츠 개혁’(페터 하르츠가 이끈 노동시장 개혁위원회의 4단계 개혁 방안)을 통해 파견근로 기간 제한까지 철폐했다. 이후 독일은 5년 만에 고용률이 5.6%포인트 올라갔다. 현재는 건설업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파견근로가 허용된다. 제조업 기업의 47.6%가 파견근로를 활용하고 있다. 사내하도급도 활발하다. 독일 기업들은 조선, 자동차 등 제조업 전반에서 사내협력업체를 두루 활용한다. BMW 라이프치히 공장의 외부 노동력 활용 비율은 57%에 달한다.
일본도 독일과 비슷하다. 1999년 파견법을 개정해 건설·항만운송·경비·의료·제조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 파견근로를 허용했다. 이어 2003년에는 제조업 파견근로 규제도 풀었다. 이후 2004∼2008년 5년 동안 일본에서는 137만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일본에서는 사내도급도 조선·자동차·화학·철강 등 분야에서 중요한 생산방식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직접제조공정에도 사내 하도급이 자주 활용된다. 2009년 기준으로 500인 이상 제조업체의 59.9%에서 사내 하도급 근로자 약 69만1000명이 직접제조공정에 종사하고 있을 정도였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 파견근로에 대한 규제 자체가 없다. 국제노동기구(ILO)도 “실업 해소와 노동 탄력성에 도움이 된다”며 파견근로를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남용만 금지하고 있다. ILO는 1997년 협약 제181호를 통해 인재파견과 같은 민간직업사업을 인정하고 정부규제 완화 권고를 한 바 있다. 제조업계 관계자는 “파견근로가 법으로 금지돼 있는 상황에서 사내 하도급까지 더 강력히 규제하면 해외 제조업 강국과 경쟁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4일 발표한 4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 조사결과에 따르면, ‘연초 세운 영업이익 목표치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답한 기업이 62%에 달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