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차 배우 현빈은 영화 ‘창궐’에서 캐릭터 내면의 변화를 섬세하게 풀어내며 화려한 액션까지 소화하는 등 ‘정점’의 연기를 선보였다.  NEW 제공
15년 차 배우 현빈은 영화 ‘창궐’에서 캐릭터 내면의 변화를 섬세하게 풀어내며 화려한 액션까지 소화하는 등 ‘정점’의 연기를 선보였다. NEW 제공
■ 25일 개봉 사극 액션 ‘창궐’ 주연 - 현빈

청나라서 문물 익히고 돌아온
조선시대 강림대군 이청 연기
화려한 검술액션으로 맛 살려

“만화같은 요소 많아 불안했지만
다양한 시도 할 수 있어 좋았죠
내면연기·액션에 신경 바짝 써
개봉 전에 유난히 긴장되네요”


“다른 작품과는 달리 개봉을 앞두고 유난히 긴장됩니다.”

사극 액션 블록버스터 ‘창궐’(감독 김성훈)의 주연배우 현빈(사진)의 말이다. 2003년 데뷔해 여러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연기력을 쌓아온 15년 차 배우를 긴장하게 만드는 요소가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이유가 뭐냐”고 물었지만 “잘 모르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워낙 말수가 적은 데다 질문을 하면 신중하게 생각해 답을 내는 그의 성격을 잘 알기에 되묻지 않고, 함께 풀어보기로 했다.

그가 군 제대한 후 복귀작으로 선택한 ‘역린’(2014)부터 2016년 설 시즌에 개봉해 흥행 성공을 거둔 ‘공조’, 사기꾼으로 나온 ‘꾼’(2017), 첫 악역을 연기한 ‘협상’(2018), 그리고 25일 개봉을 앞둔 ‘창궐’까지 최근 연기를 훑었다. ‘역린’에서는 조금 경직돼 보이는 연기를 선보였고, ‘공조’와 ‘꾼’에서는 작품의 맛을 잘 살려주는 조미료 역할을 했다. 또 ‘협상’에서는 여유 있게 스크린을 휘젓는 듯한 느낌을 전했다.

그렇게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온 그가 이번 ‘창궐’에서 보여준 연기는 ‘정점’이라는 표현을 쓸 만하다. 현빈은 조선 말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서 어린 시절 청나라로 건너가 문물을 익히고 돌아온 조선의 둘째 왕자 강림대군 이청을 연기했다. 제물포에 도착한 이청은 야귀(夜鬼)의 습격으로 마을이 쑥대밭이 된 모습을 목격하고, 자결한 형 소원세자(김태우)의 심복이었던 박종사관(조우진)과 함께 환궁해 아버지 이조(김의성)에게 군사를 보내야 한다고 고한다. 하지만 권력을 틀어쥐고 있는 병조판서 김자준(장동건)의 반대로 무산되고, 야귀 떼가 궁궐에까지 덮치며 조선은 망국의 위기에 처한다.

현빈의 연기는 빛난다. 그는 백성에 대한 책임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여자에게만 끌리던 이청이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또 화려한 검술 연기로 오락영화의 맛을 잘 살려냈다. “이청이 성장한 듯 현빈도 한 뼘 자란 느낌”이라고 칭찬의 말을 던지자 그는 “분명 얻은 게 있고, 배운 것도 많다”고 말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만화 같은 요소가 많아서 불안했어요. 이청 대사도 많았고요. 하지만 주인공이 성장해가는 모습에 마음이 갔고, 과감하게 다양한 시도를 하는 부분도 좋았어요. 중심을 잘 잡으며 다른 배우들에게 해가 안 되게 연기하는 게 제 몫이라고 생각했어요. 이 작품을 통해 제 연기가 업그레이드됐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저도 모르게 다음 작품에서 묻어날 거란 기대는 있어요.”

인터뷰를 진행하며 그가 느낀 ‘긴장감’에 대한 답을 찾았다. 이번 영화를 촬영하며 다른 작품과는 달리 큰 책임감을 느꼈고, 자신에게 부여된 임무를 차근차근 수행해가며 성취감과 함께 기대감도 커졌을 거다. 그런 부분들이 개봉을 앞둔 시점에서 묵직하게 그를 누르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네요. 캐릭터의 내면을 깊이 있게 풀어내며 액션의 맛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역할이라 다른 작품보다 더 신경이 쓰였던 것 같아요. 제가 평소에 친근감을 주는 배우는 아니잖아요(웃음). 작품 외에는 최대한 노출을 안 하려고 하다 보니 그런 느낌을 드리는 것 같아요. 사실 그런 점에 대해 고민도 많이 해요. 하지만 여전히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에게 “지금 가장 절실한 게 뭐냐”는 말을 건네자 “휴식”이라고 답했다.

“관객께 계속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연달아 작품을 했어요. 작품이 이어지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론 소진에 대한 우려도 있어요.”

그는 먼 미래를 준비하지는 않는다고 하면서도 “여유 있는 사람이 돼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모든 점에서 여유를 찾고 싶어요. 그런 사람으로 변해 갔으면 해요.”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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