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대만 타이베이 인근 이란현 지역에서 발생한 고속열차 탈선사고로 최소 18명이 사망하고 187명이 부상당한 가운데 구조대원들이 수색 및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열차 탈선뒤 일부 객차 전복 “안전벨트 없어 피해 더 커져”
대만에서 만원 열차가 탈선해 최소 18명이 사망하고 187명이 다치는 37년 만의 최악의 철도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난 열차에는 안전벨트가 설치돼 있지 않아 사상자를 더욱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2일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대만 교통부 철로국과 소방당국은 대만 북동부 이란(宜蘭)현에서 21일 오후 4시 50분 푸유마(普悠瑪) 열차가 탈선한 뒤 일부 객차가 전복되면서 총 20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고구간은 밤샘 복구가 이뤄져 22일 오전 5시부터 한 방향으로만 정상운영에 들어갔으나 최고시속 40㎞로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슈린(樹林)을 떠나 타이둥(臺東)으로 향하던 사고 열차는 이란현 둥산(冬山)∼쑤신(蘇新) 구간에서 선로를 이탈하면서 이 같은 대형 참사가 빚어졌다. 8량으로 편성된 이 열차는 신마(新馬)역 부근에서 돌연 궤도를 벗어나 전복했으며 뒤쪽 객차 3칸에서 인명 피해가 심했다. 당초 대만 정부는 사망자 수를 22명으로 발표했다가 계산에 착오가 있었다며 18명으로 정정했다.
사상자는 미국인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대만인으로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휴일인 이날 열차에는 366명이 탑승해 거의 만석이었다. 이번 사고에 따른 사상자 수는 1981년 3월 30명이 죽고 130명이 다친 사고 이후 37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에는 군인 120명과 구급차 10여 대가 투입돼 구조작업을 벌였으나 부상자 중 10명의 중상자가 포함돼 향후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사고 당시 촬영된 영상을 보면 열차가 탈선해 전복한뒤 승객들이 차량 유리창을 깨뜨리거나 발로 차고 밖으로 탈출하는 등 아수라장이었다. 목격자 창이룽(62) 씨는 AFP통신에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엄청난 굉음을 들었다”며 “현장에 가보니 사람들이 전복된 차량에서 탈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 승객은 “열차 안전유리창을 깨고 밖으로 기어 나왔다”고 말했다. 대만 철로국은 사고 열차의 기관사가 5년 경력을 갖고 있으며 문제의 열차가 동력이 부족하다는 보고를 한 뒤 계속 운행하다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블랙박스 조사를 통해 과속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