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하니 관제탑도 무너진 상태
관광명소 마저 파괴 마음 아파
생수·텐트 등 매일 15t 수송해”
“인도네시아 지진 피해 현장인 팔루 현지에 도착했을 때 관제탑이 무너져 내린 상태였고, 가장 유명한 관광명소인 노란색 포누렐레 다리가 두 동강이 난 모습을 상공에서 직접 확인하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지난 8일 인도네시아 재난 구호 현장 지휘소인 발릭파판에 급파된 공군 수송기 C-130J 2대의 임무편대장(Mission Commander) 김민지(35·공사 53기) 소령은 21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해외 비행 경험이 있지만, 이번처럼 장기 구호활동은 처음”이라며 “지난 8월 라오스 홍수에 이어 이번 인도네시아 지진 구호품 공수까지 공군 조종사로서 대한민국을 대표해 도움을 줄 수 있어서 큰 보람과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김 소령은 지난 2월 ‘30년 무사고 비행’ 대기록을 세운 5공중기동비행단 251전술공수비행대대 소속으로 공군참모총장 개인표창을 받은 베테랑 여군 조종사다. 발릭파판 공항에는 미국·호주·뉴질랜드·캐나다 등 7개국이 수송기를 운영해 긴급구호 임무를 지원했지만, 여군 조종사가 참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김 소령은 “정비사, 적재사 등 공군 임무 요원 30여 명과 발릭파판을 모(母)기지로 삼아 주둔하면서 지진 피해 지역 인근인 팔루와 자카르타 할림 등 238㎞를 매일 1∼2대씩 하루 15t 정도의 생수와 구호텐트, 의료기구, 발전기 등을 수송했고, 팔루 지역 이재민들을 공수하는 임무도 14일째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소령은 공군 조종사를 지원하게 된 동기에 대해서는 “고교 3학년 때 공군사관학교 입시설명회에서 사관생도와 공군 조종사들의 모습에 매력을 느꼈다”며 “비행기를 조종한다는 것이 아무나 할 수 없는 특별한 일이라 생각했기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제 애기(愛機)인, 허큘리스(Hercules)라는 별명을 가진 C-130은 별명처럼 다수의 인원과 화물을 공수할 수 있는 전술 수송기로, 인원·화물 수송뿐만 아니라 탐색구조, 공정 임무 등 다재다능한 항공기라는 데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공군은 애초 지난 17일까지 구호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었지만, 인도네시아 정부의 요청에 따라 오는 26일까지 임무 기간을 연장한 상태다. 앞서 우리 공군은 2004년 서남아시아 지진·해일과 2006년 3월 필리핀 레이테섬 산사태, 2006년 6월 자카르타 지진, 2008년 중국 쓰촨(四川)성 지진, 2009년 캄보디아 태풍 피해, 2011년 3월 동일본 지진해일, 2013년 11월 필리핀 태풍 하이옌, 2016년 일본 지진 사태 당시에도 구호활동을 지원한 바 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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