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양묘장 10곳 연내 현대화
‘추진하기로 했다’ 발표 그쳐

北 “바라는 만큼 토론 안돼”
南의 제재의식에 불만 표출


올해와 내년에 걸쳐 1437억 원의 예산이 편성된 남북 산림협력 사업 역시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과 마찬가지로 유엔 대북제재 면제라는 허들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 산림협력 분과회담에서 북측이 “민족이 바라는 만큼 토론됐다고 볼 수 없다”며 퇴장해버린 것은 남측이 회담 과정에서 대북제재를 의식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린 남북 산림협력 분과회담에서 북측 단장인 김성준 국토환경보호성 산림총국 부총국장은 “오늘 회담과 같이 앞으로 이런 형식으로 계속 회담이 이뤄진다면 우리는 남측에서 제기하는 회담에서 기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뒤 퇴장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3일 전날 회담이 열린 사실을 보도했지만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북측의 이 같은 반응을 두고 회담에서 북측이 원하는 만큼 산림협력을 빠른 속도로 진행하는 방안에 남북이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남북은 이날 공동보도문에서 “남북은 북측 양묘장 현대화를 위해 도·시·군 양묘장 현대화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키로 하였으며, 당면해 올해 안에 10개의 양묘장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단계적으로 추진’ ‘추진하기로 하였다’는 문구는 실제 사업 시작 시점이 조정될 수 있는 여지를 둔 측면이 있다.

일각에서는 산림협력은 유엔의 대북제재 대상 가운데 예외 규정인 ‘비상업적인 공공인프라 사업’에 해당할 여지가 있어 다른 남북 사업보다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하면 대규모 장비와 방제약품을 북한으로 반출해야 하고, 사업에 대규모로 동원될 북한 주민들에게 임금도 지급해야 한다.

이에 따라 유엔 대북제재 면제를 받아야 하는데, 미국 등 국제사회가 대북제재 유지 기조를 이어가면서 정부는 산림협력을 포함한 남북 사업에 대한 면제 신청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공동취재단·김영주 기자 everyw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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