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로선 공정한 재판 안돼”
부장판사 “3권분립 훼손이자
사법부의 재판권 침해” 지적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3일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특별재판부를 도입하고 연루된 판사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박주민 최고위원 등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을 중심으로 특별재판부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홍 원내대표가 이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서울중앙지법에서 부패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합의부 7곳 중 5곳 재판장이 사법 농단의 조사 대상이거나 피해자”라며 “현재의 사건 배당 시스템으로는 공정한 재판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사법 농단 연루자에게 재판을 맡기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이라며 “사법농단과 관계없는 재판관으로 구성된 특별재판부 도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사법 농단에 깊이 관여한 법관에 대한 탄핵소추도 추진할 것”이라며 “동의하는 야당과 입법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법무법인 민주의 서정욱 변호사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된 판사들에 대한 수사가 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권에서 탄핵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비판했다. 한 고법 부장판사는 “이는 3권분립 훼손이자 재판 간섭”이라고 지적했다. 특별재판부 구성에 대해서도 위헌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한 부장판사는 “현행 헌법은 사법권을 법원의 전속권한으로 정하고 있고, 헌법 110조1항에 따라 군사재판을 관할하기 위한 특별법원 외에 사법부 밖에 특별법원을 설치할 수 없다”며 특별재판부 구성 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특별재판부가 1·2심은 할 수 있지만 3심은 할 수 없는데 특별재판부의 판단과 대법원 재판부의 판단이 다를 경우 사법불신이 더 심해지는 등 부작용만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병기·정유진 기자 mingming@munhwa.com
민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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