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특화도서관인 고양시립아람누리도서관이 지난여름 문을 연 179㎡ 공간의 예술자료실. 1만9000여 권의 예술 장서를 볼 수 있다.  고양시립아람누리도서관 제공
예술특화도서관인 고양시립아람누리도서관이 지난여름 문을 연 179㎡ 공간의 예술자료실. 1만9000여 권의 예술 장서를 볼 수 있다. 고양시립아람누리도서관 제공
광산구립 이야기꽃도서관의 그림책 전시.
광산구립 이야기꽃도서관의 그림책 전시.
아산시립탕정온샘도서관의 웹툰프로그램.
아산시립탕정온샘도서관의 웹툰프로그램.
순천시립조례호수도서관의 생태 특화 서가.
순천시립조례호수도서관의 생태 특화 서가.
■ 주민 관심사·전문 영역 등… 전국 특화도서관 시범사업

- 고양시립화정도서관
꽃과 나무 주제로 가든 조성

- 부산시립시민도서관
고문헌·한일근대사 자료 비치

- 순천시립조례호수도서관
생태 공간으로 독특하게 꾸며

- 광산구립 이야기꽃도서관
다양한 그림책 모아 전시회도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 공연장과 미술관 등으로 이뤄진 복합문화예술센터 경기 고양아람누리에 자리한 고양시립아람누리도서관은 이번 달 말 흥미로운 ‘스케치북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이는 뉴욕 브루클린공공도서관의 스케치북 프로젝트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시민 100명이 직접 32쪽짜리 스케치북을 채워, 한 권의 ‘예술 책’을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도서관은 이를 예술 장서로 등록·비치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고양 시민이면 성별·나이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모두가 예술가 프로젝트’이다. 이는 아람누리도서관이 예술특화도서관을 내걸고 올해 벌이는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이와 함께 아람누리도서관은 올여름 예술자료실을 열었다. 도서관 여러 서가에 흩어져 있던 예술 관련 원서 5000여 권과 예술 관련 책 1만4000여 권 그리고 예술잡지 30종을 한곳에 모아 만든 예술 책 아카이브다. 예술 책 장서로는 국내 도서관 중 최상위권 수준이다.

시민들의 문화 수준이 높아지고, 다양한 분야에 걸친 관심이 깊어지면서 도서관도 단순히 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깊이 있는 문화적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역에 따라, 주민에 따라, 또 관심사에 따라 보다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화 도서관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도서관협회가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실시하고 있는 ‘특화 도서관 육성 시범 사업’은 바로 ‘특화 도서관’을 지원해 그 모델을 만들기 위한 시도다.

이를 위해 올해 서울 마포평생학습관(특화 부분·미술 디자인), 부산시립시민도서관(일제강점기), 광주 광산구립 이야기꽃도서관(그림책), 경기 고양시립화정도서관(꽃), 고양시립아람누리도서관(예술), 전남 순천시립조례호수도서관(생태환경), 충남 아산시립송곡도서관 (건강·독서 치유), 아산시립탕정온샘도서관(웹툰) 등 8곳을 특화 도서관으로 지정해 지원하고 있다. 도서관 리모델링과 다양한 책 관련 프로그램을 위해 도서관에 따라 최대 3000만 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에는 이 8개 도서관에 서울도서관(서울 시정 및 세계 자료)과 경기 파주 가람도서관(음악)을 더해 10곳을 특화 도서관으로 지원했다. 이들은 공공도서관으로서의 기본적인 역할을 하면서도 다른 도서관들과 차별되는 특화 분야의 책을 집중 구비하고, 관련된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 마포평생학습관은 미술·디자인 관련 학교들과 인접해 있고, 홍대 거리와 경의선 책거리 사이에 위치해 미술·디자인 자료 이용과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높은 곳이다. 이에 부응해 도서관은 미술·디자인 자료를 집중 수집하고 국립중앙박물관 탐방, 도슨트와 함께하는 미술 감상 등 전문화된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1901년 문을 연 부산시립시민도서관은 일제강점기 개관 당시의 사료와 부산 관련 자료, 한·일 근대사 관련 자료, 귀중본, 신문, 잡지 등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도서관으로, 부산 근대 역사 기행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순천시립조례호수도서관은 순천만 등 순천의 생태이미지를 살려 도서관 자체를 친환경적 공간으로 꾸미고, 고양시립화정도서관은 고양 꽃박람회 이미지와 연결해 꽃과 나무를 주제로 한 휴식과 충전의 가든을 조성했다. 아산시립송곡도서관은 은행나무길에 위치한 도서관으로, 건강 정보 및 독서 치유, 아토피 관리 등 관련 프로그램을 특화하고 아산시립탕정온샘도서관은 웹툰 특화 도서관을 내걸고 프로그램실을 만들고, 웹툰작가와의 만남 등 연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광주 광산구립 이야기꽃도서관도 그림책 특화 도서관으로 그림책 순회 전시 등을 마련하고 있다.

문체부는 당초 특화 도서관 사업을 지속 사업으로 벌일 예정이었으나 별도의 내년도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아쉽게도 올해로 2년간의 시범 사업을 마무리하게 됐다. 하지만 문체부 관계자는 “중앙 정부의 역할은 일종의 기초를 닦아주는 것으로, 이제는 각 지자체가 이어받아 이를 보다 더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용훈 한국도서관협회 사무총장은 “시민들의 문화적 수준이 높아지면서, 도서관의 질적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고, 이에 따라 특화 도서관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기존의 도서관을 특화 도서관으로 바꿔나가는 것과 함께 새로 짓는 신규 도서관은 처음부터 특화 도서관으로 만들고 기존의 전문도서관, 대학도서관과 공공도서관과의 협력도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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