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23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23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11일 정상회담 양측 사전 합의
INF 파기·대북제재 논의할 듯

뮬러특검 수사결과 발표후 회동
트럼프, 푸틴에 거리두기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을 계기로 정상회담을 한다. 이번 미·러 회담에서 두 정상은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파기 및 새로운 협정 체결, 북한 핵 해결 및 대북제재, 시리아 사태 등을 놓고 담판을 벌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이 중간선거 직후에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23일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푸틴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이날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러시아 대외 및 군사정치팀 인사들과의 협의에서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행사 기간에 파리에서 미·러 정상이 회동하는 데 대한 사전합의가 이뤄졌다”며 “(푸틴) 대통령이 볼턴과의 면담에서 이 합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이 푸틴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11월 11일 파리에서 열리는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재차 회동하길 기대한다. 미 대통령과 직접 대화하는 것은 유익할 것”이라며 회담 필요성을 언급했다. 미·러 정상회담 개최 보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도 23일 “지금 논의 중”이라며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해 11월 정상회담을 기정사실화했다.

하지만 파리 정상회담은 7월 개최됐던 헬싱키 정상회담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7월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을 부인한 푸틴 대통령을 두둔하고 미 정보당국의 결론을 부인하는 발언을 했다가 미국 내에서 역풍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런 상황이 재발하는 것을 원치 않는 데다 뮬러 특검이 중간선거 직후 트럼프 대선캠프와 러시아 간 연루 의혹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만큼 푸틴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 할 가능성이 크다. 푸틴 대통령도 이날 볼턴 보좌관을 면담한 자리에서 “우리는 가끔 미국이 러시아에 대해 전혀 근거 없는 비우호적 행보를 취하는 것이 놀랍다”면서 “파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6일 중간선거에서 보수층의 지지를 얻기 위해 대러 강경책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러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밝히면서도 러시아와 맺은 INF 파기 가능성을 재차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오랫동안 제대로 대우받지 못했다”며 “이것(INF 파기)은 오래전에 했어야 할 일이었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도 이날 INF 탈퇴에 관한 미국의 공식 통보가 적절한 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볼턴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 예방 등을 포함한 공식 방러 일정을 결산하는 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며 “미국이 과거에 다른 군비통제조약에서 탈퇴했을 때 몇 개월이 걸렸다”고 소개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김석

김석 기자

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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