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해외이전 추진 비난받아
매출액 8년새 가장 크게 줄어


미국을 대표하는 오토바이업체인 할리데이비슨의 매출이 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분쟁 여파로 공장 해외이전을 발표한 할리데이비슨을 ‘배신자’로 낙인찍자 미국민들이 등을 돌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3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할리데이비슨은 지난 7∼9월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1분기 24.3% 감소 이후 최대의 매출액 하락이다.

일단 고가 오토바이 판매가 증가해 수익은 늘었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67% 급증한 1억1390만 달러(약 1296억 원)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어쨌든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 등을 통해 할리데이비슨에 대한 보이콧(불매)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미국 내 매출이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할리데이비슨은 지난 6월 트럼프 행정부의 유럽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맞서 유럽연합(EU)이 미국산 오토바이에 25% 관세를 매기자 위스콘신주에 있는 생산시설의 해외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유럽시장은 할리데이비슨 전체 매출의 16%를 차지한다.

지난해까지 할리데이비슨을 ‘미국의 아이콘’이라고 추켜세웠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들을 배신했다”며 맹비난했다. 일부 바이커는 ‘트럼프를 위한 바이커들’이라는 조직까지 만들어 불매운동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에 이들을 본인 소유 골프장에 초대하기도 했다.

할리데이비슨은 트럼프발 관세전쟁 여파로 올해 4000만 달러 이상 추가비용이 발생할 전망이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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