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한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년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6%와 2.8%로 제시해 기존보다 각각 0.3%포인트, 0.2%포인트 낮춰 내놓았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낮췄다. 이는 기존 전망치에서 0.2%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이다. 한편으로는,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것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다 그런데, 마치 한국 경제만 안 좋아지는 것처럼 호들갑을 떤다고 불쾌해하는 정치권 인사들도 있다. 실제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약 0.2%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이렇게 경제 전문가들은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졌다고 야단법석이다. 하지만 일반인의 눈높이에서는 내년도 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망치가 낮아지거나 높아지는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느낌이 없다. 마치 서울 강남의 부동산 값이 자고 일어나면 평당 1000만 원씩 오르고 있는데, 부동산 가격 지수는 0.1%포인트가 올랐다고 하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내가 받는 연봉이 오르면 내년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몇 퍼센트 내린다고 한들 무슨 걱정이겠는가? 또한, 내가 실직을 한다면 한국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몇 퍼센트 오른다고 한들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이와 같이, 경제 전문가들과 달리 일반인들은 자신이 체감하는 경기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일반인 입장에서 경제성장률 전망보다 더 관심 있는 예측이 취업자 수일 것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취업자 수 증가 폭 전망치는 3개월 만에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올해 초만 해도 취업자 수가 30만 명 늘어날 것으로 봤는데, 7월에 18만 명으로 낮아진 데 이어 이달에는 9만 명으로 줄었다. 내년에는 16만 명이 증가할 것으로 보는데, 올해보다는 낫지만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다. 실제로 내년에 이 전망치가 어떻게 하향 조정될지 모르겠다. 기획재정부의 전망이 지난 5년간 한 번도 맞은 적이 없다고 비난하는 정치인도 있다.

문제는, 이런 예측이 얼마나 잘 들어맞느냐가 아니라, 예측이 이렇다면 어떻게 취업자 수 증가 폭을 늘릴 것인가, 최소한 예측대로 나오도록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내년도 세계 경제나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보호무역 확산과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일부 신흥국에서의 자본 유출과 그로 인한 신흥국 불안과 통화 가치 하락 등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반도체·자동차와 같은 주력 수출 품목의 경쟁력이나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더 한다. 예전처럼 반도체·자동차 외에도 조선·철강·화학 등 다른 업종이라도 있다면 내년도 성장률 하락이 덜 걱정스러웠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자동차산업과 같은 전후방 산업이 절대적으로 많은 경우, 자동차산업의 침체는 곧 한국 경제 전체의 침체와도 같을 수 있다는 점이 더욱 더 앞으로의 한국 경제를 걱정하게 만든다.

0.2%포인트가 맞는지, 0.1%포인트가 맞는지를 따질 때가 아니다. 경제성장률을 낮게 잡았다고 비난할 때도 아니다. 다음 달에, 아니면 내년에 일자리가 없어질지도 모를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머리를 싸매고 걱정해야 할 때이다. 만약을 대비해서 나쁠 것이 없다. 수많은 실업자가 발생하면 어떻게 다시 일어설지 미리 계획해야 한다. 어떤 산업으로 인력을 이동시켜야 할지, 어떻게 재교육을 할지, 정부는 목표를 정하고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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