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공사가 문화일보 서가에서 북한 관련 국내 서적들을 살펴보고 있다.
태영호 전 공사가 문화일보 서가에서 북한 관련 국내 서적들을 살펴보고 있다.
태영호는 누구…

유럽 외교관과 언론은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를 ‘유창한 영어와 세련된 매너의 외교관’으로 기억한다. 2015년 5월 에릭 클랩턴 공연 관람을 위해 영국 런던을 방문했던 김정은의 형 김정철을 수행했던 그였다. 한 해 뒤인 2016년 8월 그가 폭정을 피해 남쪽으로 넘어오자 북한 정권은 충격에 휩싸였고 전 세계의 이목이 그에게 쏠렸다. 그해 말 그는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그리고 2년의 세월이 흘렀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의 신분제 세습 사회에서 이른바 핵심계층 출신은 아니었다. 두뇌가 명석했던 그는 14살 때 당국에 의해 발탁돼 북한 최고위급 자제들과 중국 유학길에 올랐다. 당시 유학 동기 중에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남의 딸인 김호정, 북한 총리를 지냈던 최영림의 딸인 최선희 현 북한 외무성 부상, 허담 전 외무상의 딸도 있었다. 태 전 공사는 이들 사이에서 이내 두각을 나타냈고 북한으로 돌아와 평양 국제관계대학을 졸업한 후 순탄한 외교관의 길을 걸었다.

태 전 공사는 “영어를 열심히 배우라는 어머니 덕분에 유럽에 오래 살았고 지금 한국에까지 와 있다”고 회상했다.

미 대륙과 수교가 없는 북한에서 태 전 공사는 유럽 전문가의 길을 걸었다. 덴마크, 스웨덴 등지에서 근무했고,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영국 주재 참사로, 2013년 이후엔 주영 공사로 일했다. 태 전 공사가 마지막으로 북한을 방문한 건 2014년이었다. 2016년 남한 정착 이후 태 전 공사는 국가정보원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자문연구위원으로 일했다. 지난 5월 북한 권력 내부의 실상을 생생하게 기록한 ‘3층 서기실의 암호’를 써내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1962년 평양 출생 △평양 국제관계대학 졸 △북한 외무성 8국 근무 △주덴마크 북한대사관 서기관 △주스웨덴 북한대사관 서기관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2016년 8월 한국으로 망명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지난 5월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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