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철도점검 무산’ 배경
남북 조사·착공 합의했지만
美서 ‘사실상 불승인’ 한 셈
韓은 “대북제재 대상 아니다”
美는 “비핵화前 철저한 제재”
대북정책 한·미간 이견 표출
남북관계 로드맵 쉽지 않을듯
정부는 그간 남북 철도·도로 연결과 현대화 사업을 위한 공동조사와 착공식이 대북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 지난 15일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공동조사와 착공식의 구체적인 일정을 북한과 합의한 이후에도 유엔 대북제재 면제 신청을 하지 않은 것 역시 이런 판단에서다. 하지만 당국의 판단이 철도 연결 현지조사에 대해 사실상의 ‘불승인’ 조치를 내린 미국의 방침과 거세게 부딪친 것이다.
지난 8월 남북 철도 공동조사에 대한 미국의 불만은 유엔군사령부가 남측 인원과 열차의 군사분계선(MDL) 통행 계획을 불허하는 방식으로 표출됐다. 당시 정부는 연료차 등을 포함한 열차 6량을 달고 경의선 구간인 서울에서 신의주까지 열차를 운행하려는 계획이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북한으로 반출하는 물품 중 유류, 발전기 등 대북제재 품목이 상당수 포함됐다는 점이다. 정부는 북측 현지에서 우리 측 인원이 사용할 물자를 반출하는 것이므로 대북제재 위반 소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엔 대북제재는 ‘비상업적이고 이윤을 창출하지 않는 공공인프라 사업 등 합작사업’의 경우라도 ‘대북제재 면제’를 거쳐야만 예외로 인정하고 있다. 당시 미국은 한국 정부가 공동조사 계획을 협의하자 이런 제재 위반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유럽 순방에서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남북이 고위급 회담에서 공동조사와 착공식 시기를 합의했지만, 미국의 입장 변화는 없는 상태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며칠이 남아 있는 만큼 미국과의 협의가 더 진행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협의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유엔사의 48시간 전 통보 규정에 어긋나지 않게 MDL 통행 신청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과 협의가 끝나면 유엔군사령부와의 통행계획 문제는 행정적인 절차”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가 당초 26일부터 계획한 경의선 구간 공동조사는 남측 열차가 MDL을 넘어 신의주까지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키로 했다. 11월 5일로 일정이 잡혀 있던 동해선 구간 점검은 현재 연결 구간이 끊겨 있기 때문에 경의선을 이용해 북한 지역에서 북·러 접경인 두만강역까지 이동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