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
중거리 슈팅으로 골대 강타
공격포인트 없이 83분 소화
빠른 돌파·정확한 패스 강점
“구단 사상 8번째 어린 선수”
‘17세’ 이강인이 발렌시아 100년사 최초로 1군 무대에서 뛴 동양인 선수로 등록됐다.
이강인은 31일 오전(한국시간) 스페인 사라고사의 에스타디오 데 라 로마레다에서 열린 스페인 코파 델 레이(국왕컵) 32강 1차전 에브로와 원정경기에서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83분을 소화했다. 스페인 매체 아스는 “이강인은 1919년 발렌시아 창단 이후 처음으로 1군에서 뛴 아시아, 그리고 2001년생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다. 발렌시아는 “17세 253일에 데뷔한 이강인은 1군 경기를 소화한 구단 사상 8번째로 어린 선수이자, 최연소 외국인 선수가 됐다”고 밝혔다. 발렌시아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최다 우승 5위(6회)의 명문 구단이다. 이강인은 공격포인트를 남기지 못했지만 발렌시아는 2-1로 이겼다. 발렌시아는 오는 12월 6일 발렌시아의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에서 열리는 2차전 홈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오른다.
이강인은 아직 고등학교 2학년이지만 성인들과 대결에도 주눅 들지 않고 활발하게 움직여 눈길을 끌었다. 등번호 34가 적힌 유니폼을 입은 이강인은 뛰어난 발재간을 앞세워 적극적인 돌파를 시도했고 정확한 패스로 동료들에게 슈팅 기회를 제공했다. 이강인은 또 왼쪽 코너킥 상황에선 전담 키커로 활약했다. 이강인은 특히 후반 11분엔 아크 정면에서 왼발 중거리 슈팅을 때려 골대를 강타했다. 발렌시아는 후반 17분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26분, 후반 35분 산타 미나가 연속골을 넣어 2-1로 역전했다. 이강인은 후반 38분 알레한드로 산체스와 교체됐다.
이강인은 6세이던 2007년 국내 TV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해 축구 영재로 주목을 받았고, 2011년 스페인으로 건너가 발렌시아 유스팀에 입단했다. 2013년 발렌시아와 6년 재계약을 체결한 이강인은 뛰어난 성장세 덕분에 맨체스터시티, 레알 마드리드 등 유럽 명문의 러브콜을 받았고, 지난 7월 발렌시아와 4년 재계약을 맺었다. 발렌시아는 이때 8000만 유로(약 1035억 원)의 바이아웃(최소 이적료) 조항을 삽입했다. 이강인을 헐값에 놓치지 않겠다는 뜻. 축구 국가대표팀 공격수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의 FC 바르셀로나 유스팀 시절 바이아웃은 300만 유로(39억 원)였다. 이강인은 또 지난 7월 스페인축구협회의 귀화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다.
이강인은 기대에 부응해 차근차근 발전하고 있다. 지난 여름 1군과 함께 비시즌 훈련을 소화한 이강인은 7월 스위스 로잔 스포르, 8월 독일 레버쿠젠과 평가전에 투입됐고, 레버쿠젠전에서 후반 42분 헤딩골을 넣어 화제가 됐다. 이강인은 평소 발렌시아 1군과 훈련을 받고 있으며, 2군 경기 출전을 통해 실전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이강인은 올 시즌 발렌시아 2군이 소속된 3부리그에서 9경기 2득점을 유지하고 있다. 이강인은 비시즌부터 코파 델 레이까지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 경기 출전 가능성도 있다. 아스는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발렌시아 감독은 이강인을 신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강인은 특히 ‘월반’이 특기다. 이강인은 6세 때 인천 유나이티드 유스팀에 입단해 자신보다 6세 많은 형들이 소속된 12세 이하(U-12)팀에서 뛰었다. 이강인은 또 발렌시아의 허락을 받는다면 연령별 대표팀에 소집, 내년 폴란드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U-23 대표팀이 출전하는 2020 도쿄올림픽 등에 출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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