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과 소비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경기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장하성(오른쪽) 청와대 정책실장과 윤종원 경제수석이 30일 전북 군산시 유수지 수상태양광 부지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산업생산과 소비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경기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장하성(오른쪽) 청와대 정책실장과 윤종원 경제수석이 30일 전북 군산시 유수지 수상태양광 부지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통계청, 9월 산업활동동향

설비투자 제외 모든 지표 악화
작년 같은달과 비교땐 19.3%↓

제조업평균가동률 1.8%P 하락
車개소세 인하 ‘약발’ 한달 그쳐

“금융위기 버금갈 위기” 경고도


통계청이 31일 내놓은 ‘산업활동동향’(2018년 9월)은 우리나라 경기(景氣)가 ‘날개 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실물 지표’와 ‘금융 지표’가 동반 하락하면서 내년 경기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기업의 투자와 고용, 소비까지 악화시키는 잘못된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전환을 하지 않으면 내년에 경제위기에 버금가는 위중한 상황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9월 경기 지표는 ‘설비투자를 제외한 모든 지표의 악화’라는 말로 요약된다. 앞을 봐도 ‘캄캄절벽’이고, 뒤를 보면 ‘천 길 낭떠러지’다. 최근 경기 지표는 지속해서 암울했지만, 9월 경기지표는 “현 상태가 지속하면 위험하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9월에는 그동안 미세하게나마 증가세를 유지하던 전월 대비 전(全)산업 생산이 -1.3%를 기록하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자동차(완성차) 국내 수요가 부진한 데다 자동차 부품 생산이 감소하고, 중국 업체의 맹추격을 받는 액정표시장치(LCD) 등의 수출 수요도 줄었기 때문이다. 생산이 줄면서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3.9%로 전월 대비 1.8%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7월(0.1%), 8월(0.1%) 미세하지만, 증가세를 이어온 소비(소매판매) 증가율(전월 대비)도 9월에는 -2.2%로 돌아섰다. 내수 부문에서 승용차가 안 팔리고,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화장품 판매가 줄어든 게 주된 요인이었다. 정부가 지난 7월 자동차 개별소비세 한시 인하 조치를 발표했지만, ‘약발’은 8월 한 달에 그쳤고, 9월에는 별다른 효과를 나타내지 못했다.

설비투자는 SK 하이닉스 청주 M15 반도체공장 준공에 따른 일시적 효과 등으로 올해 9월 전월 대비 2.9% 늘었다. 그러나 전년 동월 대비로 보면 19.3%나 줄었다. 올해 설비투자 수준이 지난해와 비교할 때 추세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다.

건설 기성(전체 공사 대금 중에서 공사의 진척도에 따라 실제로 받은 돈)은 전월 대비 3.8%, 전년 동월 대비 16.6% 줄었다. 건설 기성 감소와 소매판매액지수 및 광공업생산지수 하락이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전월차(전월과 비교한 격차) 0.3포인트 하락의 주된 요인이었다. 앞으로 경기를 예측해주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전월차도 0.2포인트 하락했다.

민간 경제연구소 고위관계자는 “현재는 실물 지표뿐 아니라 금융 지표까지 동반 추락하고 있다”며 “최저임금의 무리한 인상 등 잘못된 정책을 지금이라도 빨리 수정하지 않으면, 내년에는 정말로 경제위기에 버금가는 심각한 상황을 맞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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