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격화될수록
경기 급속히 냉각될 가능성
기업투자 제고할 조치 필요”
지난 9월 산업활동에서 생산과 소비가 동반 하락하는 등 주요 지표가 악화하자 경제 전문가들은 “모든 경제 지표를 근거로 했을 때 한국경제가 심각한 침체징후를 보여 이 상태로 가면 ‘위기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경제 전반을 재점검하고 구조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31일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설비 투자가 지난 9월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연초 이후 줄곧 마이너스 행진을 보인다는 점에서 성장 엔진은 급격히 죽고 있다는 증거”라며 “단기간 경제정책을 수정하지 못하면 한국경제는 위기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금융과 재정을 통해 경제를 선도해야 하지만 현재는 끌려가고 있다”며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 시기를 놓쳐 시중금리가 이미 높아졌고, 재정투자는 단기 일자리 정책만 내놓는 등 전반적인 경제 구조개혁에는 손도 못 대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정부의 공공부문 중심의 투자 활성화, 단기 일자리 확대 정책으로는 상황을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며 “규제 혁신으로 새로운 투자와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하지만 정부는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데 여러 번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신흥국 금융불안, 미·중 무역갈등, 유로존 경기 불안 등 글로벌 악재들이 불거지는 가운데 반도체 경기마저 꺾인다면 국내 금융시장은 과거 위기 수준의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용이 늘어나지 않으니 소비가 위축되고, 기업 투자도 나서지 못하는 형국”이라며 “국내외 금리가 높아지고, 미·중 무역 전쟁이 격화될수록 내년 경기가 급속히 냉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경기가 침체되는 요인이 사회간접자본(SOC) 등 건설 경기 부진으로 이를 부양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기업의 설비 투자 의욕을 높이는 혁신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경제 기초가 무너지면서 유·무형 자산이 유실되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안보정책에 대한 외국에서 불안한 심리도 있고 경제 악화와 겹치는 순간 경제 위기를 자초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빨리 구조개혁을 통해 대응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철·박세영 기자 mindo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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