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회장 “全세계 중국인의 불행”
전 세계 무협소설 독자들의 영웅으로 ‘영웅문’의 작가인 진융(金庸·김용, 본명 자량융·査良鏞)이 30일 오후 홍콩의 한 요양병원에서 지병으로 타계했다. 향년 94세.
31일 홍콩 언론 등에 따르면 ‘무협 거장’ 진융의 별세에 중국과 홍콩은 물론 대만, 싱가포르 등에서도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중화권 언론은 물론 미국 뉴요커, 영국 더 선 등까지 진융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무술 정신을 구현한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서사 작가의 죽음에 애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진융의 소설 속 등장인물의 이름을 직원들에게 별명으로 붙여주는 사내 관행을 언급하면서 “그의 죽음은 전 세계 중국인들의 큰 불행이자 그의 작품이 기업 문화의 일부분이 된 알리바바에 특히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마 회장은 지난 2000년 진융과 처음 만난 후 친구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 회장은 이어 “무협의 정신은 알리바바의 핵심 가치이고, 나에게 그의 작품은 깊은 영감의 원천”이라고 진융의 타계를 애도했다.
1924년 중국 저장(浙江)성 하닝시에서 태어난 진융은 1948년 상하이 둥우대학 법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해 홍콩으로 이주했다. 그는 1955년 ‘진융’이라는 필명으로 첫 무협소설인 ‘서검은구록’을 썼다. 그는 이후 ‘영웅문(사조영웅전·신조협려·의천도룡기)’ ‘천룡팔부’ ‘녹정기’ ‘소오강호’ 등 15편의 무협소설을 발표해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특히 그의 소설은 중국인들에게 정치적, 이념적, 지리적 장벽을 초월한 하나의 ‘아이콘’이 됐다고 홍콩 언론들은 평가했다. 중국에서는 그의 무협문학을 연구하는 ‘진쉐(金學)’라는 학문 분야가 생겼을 정도다. 그는 생전 한 인터뷰에서 “내가 죽은 지 100년 후, 200년 후에도 여전히 누군가 내 소설을 읽기를 바라며,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미국, 한국, 프랑스 등 전 세계에 번역 출판돼 공식적으로만 3억 부가 넘게 팔렸고, 그의 작품 독자도 3억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무협소설들은 수십 차례에 걸쳐 영화와 비디오로 제작됐으며 컴퓨터 게임으로도 만들어졌다. 1997년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뒤 홍콩 작가로는 처음으로 중국 작가협회에 가입했고, 2009년 9월에는 작가협회 명예 부주석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진융은 1959년 홍콩 일간지 밍바오(明報)를 공동 설립했으며, 1993년 은퇴 때까지 주필로 근무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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