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권 NLD의석 4석 줄어들어
미얀마 민주화 투쟁의 상징이었던 아웅산 수지(73·사진) 미얀마 국가자문역이 이끄는 여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연방의회 및 지방의회 보궐선거에서 기존 의석에서 4석을 내주며 패했다. 1991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그는 최근 로힝야족 탄압 사태에 침묵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은 데다 선거 패배로 향후 국정 운영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5일 미얀마타임스에 따르면 수지 자문역이 이끄는 NLD는 지난 3일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연방의회 5석 중 3석, 지방의회 8석 중 4석을 각각 차지했다. 전체 보궐선거 의석 13곳 중 7곳을 NLD가 차지해 표면적으로는 선거에서 승리한 것으로 보이지만 전과 비교해 연방의회는 1석, 지방의회는 3석을 빼앗긴 결과다. 반면 군부세력인 통합단결발전당(USDP)은 기존 의석수에 3석을 더해 NLD의 충격은 더 크다. 미얀마는 국민 대다수가 불교도인 탓에 NLD는 수지 자문역이 이슬람교도인 로힝야족 탄압 사태에 침묵한 것이 이번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NLD 측 기대와 달리 선거 결과는 소수민족 및 소수종교 교도를 중심으로 표가 결집하면서 수지 자문역에 대한 심판이 됐다.
수지 자문역과 NLD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인 이번 보궐선거 패배로 그의 입지는 계속 좁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로힝야족 문제는 앞으로도 수지 자문역을 계속 괴롭히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수지 자문역은 미얀마 국내여론을 감안해 로힝야족 문제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침묵이 계속될 경우 국제사회 비판이 더 커지고 해외지원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NLD 내에서도 선거결과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한 NLD 관계자는 미얀마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반군과 갈등을 벌이는 북부지역 대부분에서 패했다”며 “향후 총선에서는 소수민족의 결집이 일어난 지역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NLD 내에서는 수지 자문역이 로힝야족 문제에 대해 우유부단한 자세를 견지하는 동안 USDP가 강경한 입장으로 지지층을 결집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해외 언론은 2015년 총선에서 수지 자문역이 이끄는 NLD가 압도적 승리를 거뒀지만 이번 보궐선거 패배로 오는 2020년 총선 결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아직 NLD가 의회에서 압도적 다수를 점하고 있지만 소수민족 반군 문제에 더해 경기 침체가 확산하고 있어 당내에서도 차기 총선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며 “반군과의 평화협상 등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유권자 불만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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