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턴 “추가 제재 있을것” 언급도
이란 “지금은 경제적 戰時상황”
양국 갈등 최고조로 치달아
대이란 제재를 전면 복원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하산 로하니 정부를 향해 ‘혁명적 행로 포기’와 ‘경제 붕괴’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초강경 압박을 가했다. 이란은 ‘경제적 전쟁상황’이라고 규정하면서 “미국은 뻔뻔하고 대담하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했다”고 비난해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일촉즉발 위기상태로 치닫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중간선거 유세 일정에 앞서 “대이란 제재는 매우 강경하다”고 밝혔다.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역시 “우리 목표는 폭력적이고 안정을 위협하는 활동에 자금을 지원하는 이란 정권의 수입을 고갈시키는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이란이 현재의 혁명적 행로(revolutionary course)를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 정권은 정상적 국가처럼 행동할 수도 있고 혹은 경제가 무너지는 걸 볼 수도 있다”며 “12가지 방식의 변화를 이란이 만들어낼 때까지 가차없는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언급한 12가지 방식의 변화는 지난 5월 미국이 새로운 핵협정 체결을 위해 이란에 요구한 사항으로 △우라늄 농축 중단 △플루토늄 재처리 금지 △핵시설 완전 접근 허용 △탄도미사일 개발 금지 △예멘·레바논·이라크 군사지원 중단 등이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폭스비즈니스 네트워크 인터뷰에서 “우리는 2단계 제재 복원을 뛰어넘는 제재를 가하려고 한다. 현존하는 제재도 매우 엄격하게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원유수입 금지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최대 압박’”이라며 “이것(한시적 예외 인정)은 영구적 면제가 아니다. 우리는 이란을 강하게 쥐어짜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은 원유수입 금지는 점진적으로 진행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역대 가장 강경한 제재들을 부과하고 있지만 석유에 대해서는 조금 천천히 가길 원한다”며 “전 세계 석유 가격을 치솟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무부와 국무부는 “이란에 대한 전면적인 경제·금융 제재를 위반하면 가차없는 응징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이날 재무부는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이란 제재 복원과 관련해 개인, 기업·단체, 항공기, 선박 등 700개 이상의 대상에 대한 제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골라말리 호슈루 유엔주재 이란대사는 5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미국이 제재를 다시 부과함으로써 2015년 핵 합의에 의해 만장일치로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침해했다”면서 국제사회의 집단적 대응을 촉구했다. 로하니 대통령도 “우리는 지금 경제적으로 전시 상황”이라며 “우리는 남을 괴롭히는 적에 저항해 이겨야 한다”고 밝혔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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