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영 주유소 소폭적용 그쳐
직영은 오늘부터 즉시 반영
稅인하 효과 2주쯤 걸릴 듯
유류세 6개월 한시 인하 시행 첫날인 6일 오전 전국 주유소 기름값이 내리긴 했지만, 하락 폭은 정부 전망치보다 턱없이 적었다.
이날 오전 0시를 기해 유류세가 15% 내렸다. 정부는 15% 인하분이 소비자 가격에 그대로 반영될 경우 휘발유는 ℓ당 123원, 경유는 87원, LPG·부탄은 30원씩 각각 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주유소 유가는 ‘찔끔’ 내려갔을 뿐이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687.90원으로, 전날보다 겨우 2.40원 내렸다. 자동차용 경유의 전국 평균가는 1491.87원으로 전일 대비 3.89원 하락하는 데 그쳤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는 이날 일제히 유류세 15% 인하를 적용해 출고했고, 직영 주유소 기름값에도 즉시 반영되도록 했다. 하지만 전국 주유소 1만1500여 개 가운데 약 90%는 자영 주유소다. 자영 주유소 업자들에게는 손해를 감수하면서 유류세 인하 이전에 사둔 기름을 싸게 팔라고 강요하기는 무리다. 이에 유류세 인하 효과가 나타나려면 2주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부터 미국이 이란 경제 제재를 복원한 것도 변수다. 당장 국제유가가 급등하진 않았지만, 제재가 장기화하면 국제유가는 결국 올라갈 전망이다. 이로 인해 국내 유류세 인하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 2008년 3∼12월 이명박 정부가 유류세를 10% 내렸을 때도 국제유가가 약 8% 상승한 탓에 국내 휘발유 가격은 오히려 3% 올랐다.
정유업계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실 국내 기름값이 비싼 건 원래 세금 탓이다. 휘발유의 경우 교통세(ℓ당 529원), 주행세(138원), 교육세(79원), 부가가치세(10%) 등 소비자 가격의 절반가량이 세금이다. 10년 전에도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낮추면서 정부는 생색을 냈고, 외생변수로 인해 기름값 인하 효과가 크지 않자 비난의 화살은 정유사에 집중된 바 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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