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아골식품 김미선 대표

8년전 설립 직원 8명까지 늘어
된장·고추장 등 이름 걸고 담가


“지리산 자락에서 부모님 장 담그는 걸 돕던 꼬마였던 제가 이제는 제 이름을 걸고 담그고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 중앙광장에서 열린 농산물 직거래장터에서 지리산 피아골식품의 김미선(33·사진) 대표는 자신의 이름을 딴 ‘피아골 미선씨’ 된장, 고추장, 꿀 등을 소개하며 밝게 웃었다. 그는 이날 참석한 5개 단체 중 청년여성농업인 CEO중앙연합회 소속으로 다른 각 지역의 청년 여성 농업 CEO들과 함께 참가했다. 참석을 위해 각 지방에서 각기 자신의 제품들을 들고 나왔다.

세 자매 중 장녀인 그는 피아골에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식당을 운영한 부모님 덕분에 어릴 때부터 장을 담그는 것을 도우며 자연스럽게 익혔다고 했다. 그는 “어릴 때 부모님이 장을 잘 담그셨고 그걸 관광객들에게 팔기도 하셨는데 자연스럽게 소꿉놀이하듯 장 담그는 것을 도와왔다”면서 “담근 장이 맛이 좋다는 칭찬을 받았다”고 말했다. 부모님이 김 씨에게 ‘장류 영재교육’을 한 셈이다.

처음에 젊은 여성이 장을 담가 판다고 했을 때 의혹 어린 시선도 많았다. 그는 “처음에는 제 어린 나이만 보고 ‘마케팅만 하는 것이 아니냐’며 믿음직스럽지 않게 보는 시선들이 많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제대로 잘 만들고 소비자들이 알아주시니 그런 편견은 사라졌다”고 웃었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고로쇠 된장, 간장을 개발하고 지난 2008년 천왕봉유통을 설립한 뒤 2011년 지리산 피아골식품을 설립한 한식 연구자이자 어엿한 8년 차 경영자다.

그는 “회사 직원이 총 8명인데 평균 나이가 27세”라면서 “제품 개발과 제조, 마케팅, 디자인 등을 모두 맡아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년간 이장도 도맡아 했지만 최근 사업이 커지면서 올해 초 물러났다. 젊은 CEO인 만큼 젊은이들의 입맛에 잘 맞는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점이 자랑이다.

농산물직거래장터처럼 제품을 홍보하고 소비자들과 만나는 현장이면 어디든 간다.

김 대표는 “전통 속에서 단점을 보완하고 지금 시대에 맞게 개선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특히 위생과 착한 원재료가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농산물 직거래장터에 참가한 7명의 청년여성농업인 CEO중앙연합회 회원 중에서도 이미 만 7년이 넘은 ‘중견’ 기업인이 된 그는 “피아골에 청년들을 위한 교육시설을 지어 미래를 이끌어 갈 농업 인재들을 양성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
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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