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명종·양수기 등 제작 기록
250명 발기인, 내일 출범식


그동안 정약용, 이익 등 실학자들에게 가려져 있던 조선 후기 전남 화순의 실학자들을 조명하는 사업이 본격화된다.

화순실학기념사업회는 10일 오전 화순 하니움 만연홀에서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고 9일 밝혔다. 사업회에는 학계 인사와 주민 등 250여 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창립 추진위원장을 맡은 나간채 전남대 명예교수는 “경기지역 실학자들이 학계의 많은 주목을 받았던 것에 비해 호남지역 실학자들은 빛나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조명받지 못했다”며 “특히 화순의 실학자들이 그렇다”고 말했다. 사업회는 앞으로 석당 나경적(1690~1762)과 규남 하백원(1781~1844) 선생 등 화순 실학자들의 업적을 연구·조사하고 학술토론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나경적 선생은 과학, 수학, 기계동력학에 뛰어났던 학자로 탁상용 시계인 자명종, 자동 양수기인 자전수차, 저수탱크인 수고(水庫), 자동 맷돌인 자전마(自轉磨), 자동으로 곡식을 찧는 방아 등을 제작해 실생활에 활용했다.

하백원 선생의 실학적 업적 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자승차도해설(自升車圖解說)과 자승도해(自升圖解)이다. 자승차도해설은 자동양수기에 해당하는 자승차를 새롭게 고안하게 된 동기와 의도를 밝힌 것이고, 자승도해는 자승차의 설계도와 제작방법을 기술한 것이다. 그는 이를 통해 농부들이 수리시설의 낙후, 농사 기술의 후진성 등을 극복하기를 희망했다. 그의 업적은 실학자 서유구(1764~1845) 선생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화순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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