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창현·김윤경 부부

임창현(30)·김윤경(33) 커플은 ‘힙합 빌더부부’로 통한다. 탄탄한 몸매만으로도 눈에 띄는데, 패션 스타일도 평범치 않다. 통 큰 힙합바지, 오버사이즈 농구 티셔츠가 두 사람 일상룩이다. 결혼 3년 차인 이 커플의 ‘노는 법’이 궁금했다.

두 사람은 2015년 8월 지인 소개로 처음 만나 5개월 후인 2016년 1월 결혼했다. 2개월 차에 상견례, 3개월 후 결혼식을 올렸다. 술을 못 마시는 두 사람은 첫 만남 때 저녁 무렵 카페에서 만나 해 뜰 때까지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주로 영화나 음악 이야기를 했어요. 남편도 영화를 좋아한다길래 처음엔 속으로 ‘얼마나 알겠어’ 했어요. 그러다 영화 ‘아메리칸 히스토리 엑스’ 이야기를 꺼냈는데, 그 영화를 좋아한다는 거예요. 제 주변엔 그 영화 본 사람이 한 명도 없거든요. ‘뭘 좀 아네? 제법인데?’ 했죠. 대화가 너무 잘 통했어요.” (아내)

“저는 어릴 때부터 이상형이 ‘힙하고 멋있는 여자’였어요.자기 주관 뚜렷하고 자립심 강하고, 자기만의 멋을 아는 사람. 그런 여자와 결혼해야겠단 생각을 했는데, 이상형을 만난 거죠!” (남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한 피트니스센터에서 각각 팀장과 트레이너로 일하는 두 사람. 일과 대부분은 운동으로 채워진다. 기상은 오전 5∼6시. 공복 유산소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함께 뒷산에 오르거나 사이클을 탄다. 출근해서는 수업 전후, 중간중간 하루 3번씩 4시간 정도 웨이트를 한다. 식단도 평일에는 다이어트식이다.

“일단 국제보디빌딩연맹(IFBB)에서 인증한 프로 보디빌더가 되는 게 목표예요. 그렇다고 저희가 운동만 집중해 사는 건 아녜요. 아내는 사진도 잘 찍고 재주가 많아요. 또 둘 다 미술, 인테리어, 음악에 관심도 많고요. 그래서 주말에는 주로 미술관에 가거나 음악을 즐기는 편이에요.” (남편)

이 부부, 운동만큼이나 ‘노는 것’도 ‘잘’한다.

핼러윈 파티는 아내에게 1년 중 가장 중요한 날이다. 올 핼러윈에는 막 정신병원을 탈출한 듯한 조커로 변장해 이태원을 누볐다. 남편은 힙합 마니아다. 그래서 주말에는 주로 이태원, 홍대, 상수, 합정 등의 분위기 좋은 음악 BAR에서 시간을 보낸다. 맛있는 음료와 함께. 부부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결혼식도 그들다웠다. 남들 다 하는 방식의 결혼식이 싫어 가족, 지인 15명과 함께 제주도에서 작은 결혼식을 치르려 했다. 눈이 많이 내리던 1월이었다.

결혼식 당일 오전 김포공항에서 두 사람은 하객들과 함께 제주행 비행기를 탔어야 했다. 결혼식은 오후 3시. 하지만 폭설로 공항은 마비됐다.

아내가 나섰다. 광활한 활주로를 배경으로, 조금은 한산해진 게이트에서 그들만의 결혼식을 올렸다. 공항 화장실에서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입고, 친구들이 메이크업과 촬영을 도왔다. 양가 부모님도 준비한 한복과 양복으로 갈아입었다. 두 사람의 결혼식은 SNS에 화제가 되면서 ‘김포공항 결혼식’으로 저녁 뉴스에 등장했다.

“특별하잖아요. 굉장히 즐거웠어요. 결혼식 사진 밑에 ‘합성 아니냐. 가짜 같다’는 악플도 많았는데, 그것마저도 흥미롭더라고요.” (아내)

어떤 결혼생활을 하고 싶은지 물었다.

“남에게 피해 주지 않는 선에서 남 시선 의식하지 않고 각자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즐겁게 사는 거요. 장기적인 꿈이라면, 전원주택에서 제 스타일대로 꾸며놓고 사는 것?” (아내)

“우와! 저도 똑같이 말하려고 했는데. 역시!!” (남편)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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