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전조(前兆)는 의외로 많습니다. 다른 산업의 상황이 고스란히 반영되는 후행 서비스 산업이기에 부동산시장의 등락을 예고하는 조짐이 많지요. 후행하는 부동산 산업의 내리막을 예고하는 전령사는 경기침체입니다. 현재의 부동산시장이 아무리 호황이라고 해도 경기가 나쁘면 머지않은 시기에 부동산시장은 반드시 내림세로 접어들지요. 전조는 경제성장률 전망치, 주식시장(코스피 등), 자산 수익률 등에서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지난 7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실업률 17년 만에 최고’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하면서 2019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발표했습니다. 상반기에 예상한 2.7%보다 0.1%포인트 낮고, 정부(2.8%)와 한은(2.7%)보다 내년 경기를 비관적으로 예측했지요. KDI는 올해 경제 성장률도 애초 2.9%에서 2.7%로 낮췄지요. 경기가 올해보다 더 침체할 것을 예고한 KDI의 전망치를 부동산 시장에 원용하면 집값이 대세 하락기로 접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주식과 자산의 수익률 하락도 전조 중 하나입니다. 최근 2000선이 무너진 코스피는 11월 들어 2100선을 횡보 중이지만 뚜렷한 회복 동력이 없는 상태지요. 여기에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률도 갈수록 하락하고 있습니다.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한국감정원 조사)은 지난해 7월 5%대 벽이 무너졌고, 10월에는 4.67%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지요. 7%대를 보장한다던 분양형 호텔 등의 수익률도 5%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고, 이마저도 부도 등으로 소송에 휘말린 사례도 있습니다. 지방 신규주택 분양시장은 더 악화해 지난 3분기 지방(5대 광역시와 세종시 제외)의 주택 초기 분양률은 평균 58.6%에 그쳤습니다. 2분기의 64.8%보다 6.2%포인트 하락한 것이지요. 이 여파로 4분기에 지방 분양시장은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오르고 있는 금리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부동산 시장 하향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지난 5년여 동안 유지된 저금리 시대가 저물면서 11월 현재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최고 4.55%에 이르렀지요. 미국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이 반영된 결과지요. 한국은행이 오는 3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시중은행의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최고 5%대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다른 산업은 침체하는데 부동산 가격만 치솟아 독야청청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자산(부동산 등) 가격은 올라가면 반드시 하락하는 성향을 갖고 있지요. 최근 부동산 시장 주변에 나타나는 전조가 이를 예고하고 있지요. 실수요자든 무주택자든, 지금은 집값이 오른다고, 주택 청약경쟁률이 높다고 불안해할 시기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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