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40 ~ 60代 일용직 참변
9일 서울 종로구 관수동의 고시원에서 불이 나 7명이 사망하는 등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017년 12월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화재(29명 사망), 지난 1월 경남 밀양시 요양병원 화재(46명 사망)와 서울 종로구 여관 방화 사건(6명 사망)에 이은 대형 화재 사고에 ‘안전한 대한민국’을 표방했던 문재인 정부의 약속이 무색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피해자는 대부분 40∼60대 생계형 일용직 노동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종로소방서에 따르면 화재는 이날 오전 5시쯤 청계천 인근의 관수동 국일고시원 건물에서 일어났다. 해당 건물은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1층은 일반음식점이며 고시원은 2층과 3층에 있다. 소방당국은 소방관 100여 명과 소방차·구급차 등 30대를 투입했고 불은 오전 7시쯤 진압됐다. 오전 10시까지 사망자는 7명, 부상자는 11명으로 집계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불이 건물 3층 입구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참사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화재라는 지적이다. 소방당국과 종로구청에 따르면 국일고시원은 고시원으로 등록되지 않아 정부의 올해 국가안전대진단 때 점검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드러났다. 1983년 지어져 건축 대장에 고시원이 아닌 ‘기타 사무소’로 등록돼 있어 점검 대상에서 빠졌다. 정부는 당시 안전에 취약한 쪽방촌과 고시원 등 8300여 곳을 점검했다고 발표했지만, 사실상 구멍이 뚫린 셈이다. 해당 건물엔 스프링클러도 설치되지 않았다. 소방시설법 시행령은 150㎡ 이상이거나 창문이 없는 층에 간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했지만, 사고가 난 고시원은 이런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특히 대부분 영세한 업주들이 운영하는 고시원, 여관의 경우 비용 문제로 스프링클러 설치를 꺼린다는 문제 제기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정부는 마땅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고시원엔 자동경보설비와 탈출용 완강기가 갖춰져 있었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손우성·조재연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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