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예산안 심사중인데… 김동연 부총리 교체 부적절”

문재인 대통령이 9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으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김수현 사회수석으로 교체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야당은 물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시기도, 순서도, 인물도 잘못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기국회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가 한창인 상황에서 경제사령탑을 교체하는 것에 대한 우려와 함께 경제부처가 아닌 청와대가 계속해서 주도권을 쥐고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기존 정책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신호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지금 경기 침체의 책임 중 상당 부분이 장 실장에게 있다고 본다면, 장 실장을 바꾸고 김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필요했는데 동시 교체로 가닥을 잡은 것은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며 “김 부총리 교체는 여전히 청와대가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시장에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창 예산안 심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경제사령탑의 교체가 이뤄지는 부분에 대해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민주당 내에서 경제통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바꿀 거면 미리 바꾸든가, 아니면 예산안 심사가 일단락된 뒤 인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도 “예산안 심사 막판에 3조~4조 원의 예산을 두고 여야 간사와 기재부 핵심 인사들 간의 물밑 협상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교체를 앞둔 장관의 ‘말발’도 안 먹히겠지만, 야당이 김 부총리를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반면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인사 관련 얘기가 계속 불거지는 상황에서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차기 부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지만, 일부에서는 “김 부총리보다 더 무난한 관료 스타일로, 결국 청와대로 무게중심이 더 쏠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장 실장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김 수석에 대해서도 “‘장하성 시즌2’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야당이 사사건건 청와대 정책실장의 책임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병기·최준영 기자 mingming@munhwa.com

관련기사

민병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