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이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정책국장과 국민연금정책과장의 휴대전화를 조사한 사실이 밝혀졌다. 복지부가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올리겠다는 개편안을 만든 사실이 보도되자 ‘내부 유출자’를 찾아내겠다는 조치였다고 한다. 청와대는 두 공직자가 동의서를 쓰고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했다고 말하지만, 그들에게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었을 것이다. 사실상 압수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휴대전화에는 통화 기록뿐 아니라 사생활 정보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래서 부부 간에도 함부로 들여다보지 않는다고 할 정도인데, 영장도 없이 가져간 것이다.

우선, 공무원을 마구 대하는 고압적 행태부터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혹 조사가 불가피했다면 복지부가 자체 조사를 하는 게 정상이다. 복지부에도 수십 명으로 구성된 감사관실이 있어 공직 기강 및 비위 등을 살핀다. 공무원을 맘대로 다뤄도 된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특감반을 내세워 전광석화처럼 ‘압수’에까지 나서긴 어려울 것이다. 더욱이 국가 안위에 영향을 미칠 내용도 아니고, 오히려 국민에게 널리 알려야 할 내용이다. 청와대는 특감반이 대통령비서실 직제 7조에 따라 설치된 조직이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공직자를 감찰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런 규정의 문제가 아니다. 과도한 권한 행사를 직권 남용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의 취재를 틀어막으려 한다는 오해를 자초했다. 복지부는 15일 공청회 이후 보도해달라고 엠바고를 요청했으나 기자단이 수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합당한 엠바고 요건에 해당하지 않았기에 그랬을 것이다. 정부 활동을 취재해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언론의 존재 이유다. 청와대가 취재원을 찾겠다며 ‘특별감찰’이라는 칼을 뽑아 든 것은 이런 활동을 위축시키는 것은 물론, 공직자의 자율성을 무시하는 간섭이다. 혹 대통령에게 보고되지 않았다는 게 이런 대응의 배경이라면 더욱 우려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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