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대형산불 3개가 동시다발로 발생해 산림, 시가지를 휩쓰는 가운데 ‘악마의 바람’으로 불리는 샌타애나 강풍이 더해져 최악의 고비를 맞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매년 반복되는 캘리포니아 산불에 대해서 주 정부의 행정력 부재를 비판하다가 논란이 일자 일단 산불 피해자에 공감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11일 CNN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캠프파이어(북부 뷰트카운티), 울시파이어(남부 말리부), 힐파이어(남부 벤투라카운티) 등 지난 8일 캘리포니아주에서 잇따라 발생한 대형산불 3개가 발화 나흘째인 이날까지 서울 면적(605㎢)보다 넓은 800㎢ 이상의 산림, 시가지를 불태웠다. 확인된 인명피해는 사망 31명, 실종 228명으로 집계됐다. 1933년 그리피스파크파이어(사망자 29명) 산불을 넘어 캘리포니아주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다. 실종자 수색이 진행 중이어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캘리포니아주 전역에서 대피하거나 강제대피령이 내려진 주민 수는 30만 명을 넘는다.

산불 피해 지역에는 최고시속 110㎞에 이르는 샌타애나 강풍이 불고 있어 피해 지역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 사막에서 시에라네바다산맥을 넘어 태평양 연안으로 부는 고온건조한 샌타애나 강풍은 산불에 엄청난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대릴 오스비 LA카운티 소방국장은 “대원들이 생애 한 번도 본 적 없는 악조건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국 대변인도 “앞으로 24시간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김남석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