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수감된 최규호(71) 전 전북교육감의 뇌물 수수·도피 사건을 수사 중인 전주지검이 12일 최 전 교육감의 동생 최규성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의 집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최 전 교육감이 8년 동안이나 법망을 피해 도피할 수 있었던 배경에 핵심 10여 명의 도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우선 친동생인 최 사장을 조준했다. 검찰 수사관들은 이날 오전 전남 나주혁신도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실을 압수수색해 한 상자 분량의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최 전 교육감이 도피 기간 중 최 사장과 여러 차례 통화했고, 최 사장 명의로 병원 진료와 처방을 받은 사실도 확인했다.

만약 최 사장이 최 전 교육감의 도피를 도운 사실이 밝혀져도 처벌받지 않는다. 형법상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범인을 은닉·도피하게 한 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지만, 친족 특례 조항에 따라 처벌받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삼자를 시켜 도피를 도운 사실이 드러날 경우, 범인 도피 교사 혐의를 적용받을 뿐만 아니라 공기업 사장으로서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현재 전주지검으로 파견된 대검찰청 계좌 추적팀은 최 전 교육감의 차명 계좌와 자금 출처를 파악하고 있다. 최 전 교육감은 지난 2007년 7월부터 2008년 6월까지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이 9홀에서 18홀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교육청 소유 땅을 매입하는 데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3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수사를 받다 도주해 8년 2개월 만인 지난 9일 검찰에 구속됐다.

전주지검 관계자는 최 사장 소환 여부에 대해 “수사 중인 사안이라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도피 조력자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오는 20일쯤 최 전 교육감을 기소할 방침이다.

전주=박팔령 기자 park80@
박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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