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때문에” “낡은 건물 위험”
원아모집 대신 잇단 폐원설명회
문 닫겠다는 유치원 전국 60곳
불가피한 사유 들이대며 ‘통보’
학부모 “어디로 옮기나” 발동동

한유총 여전히 “사유재산 인정”


교육부의 엄단 조치 예고에도 불구하고 일부 유치원은 ‘유치원 건물 노후화’ ‘건강상 이유’ 등으로 원아모집 설명회 대신 ‘폐원 설명회’를 열고 있다. 교육부 집계 결과 13일 현재 폐원을 신청한 유치원은 60개 원으로 늘었다. 일주일 새 22곳 증가다. 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에 참여 등록한 사립유치원은 1589개 원으로 38% 수준에 그치고 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설치한 유치원 비리신고센터에는 약 한 달간 급식·회계·인사 비리 등이 220건 접수됐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여전히 ‘사유재산을 인정하라’며 국회를 압박하고 있다.

교육계 및 일선 유치원에 따르면, 서울 강동의 한 유치원은 학부모를 대상으로 폐원 설명회를 열었다. 해당 유치원은 “교육부에 대한 반대나 부적법한 폐원이 아니며 건물 노후로 인해 수차례 보수를 했으나 한계에 이르러 안전이 우려된다”며 내년 2월 중 폐원을 예고했다. 경기도의 한 유치원도 “현재 유치원 설립자는 80대로 연세가 많고, 건강상의 이유도 있어 유고 시 예측 불가능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폐원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학부모에게 설명했다.

교육부는 이들이 표면상 내건 명분과 달리 최근 유치원 비리 및 교육 당국의 엄정 대응 방침과 관련한 폐원 접수로 보고 있다. 6일 이후 폐원 신청을 한 22곳 중 유치원알리미나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 폐원 계획을 알린 곳이 17곳, 실제 폐원 신청서를 제출한 곳이 5곳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지역 유치원이 7곳으로 가장 많았다. 폐원 의사를 밝힌 유치원은 교육 당국이 일방 폐원을 막기 위해 개정한 ‘교육과정 및 방과 후 과정 내실화 계획’에 따라 학부모 3분의 2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교육부는 이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할 방침이다.

해당 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윤모(여·36) 씨는 “이번 사태와 무관하다면서 왜 굳이 이 시점에서 ‘줄 폐원’하는지 모르겠다”며 “교육자라면 혼란스러운 상황일수록 1∼2년 정도 학부모에게 유예 기간을 줘야 한다”고 비판했다. 방모(여·38) 씨는 “유치원이 불가피한 폐원 사유를 들이대니 도리어 학부모들이 원장에게 ‘다시 한 번 생각해달라’며 호소하고 있다”며 “주변 유치원을 알아봐 준다지만 원하는 형태의 유치원이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유치원 온라인 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의 경우 참여 사립유치원은 1589개 원으로 전체의 38.86%에 달했다. 지난해 참여한 115개 원에 비하면 크게 늘었으나, 여전히 지역별 편차도 커 국민 기대엔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교육부는 참여 유치원을 더 늘리기 위해 등록 기간을 오는 15일까지로 연장, 곧 최종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19일 설치된 유치원 비리신고센터에 총 220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 중 2가지 이상의 복합유형 비리가 64건으로 가장 많았고 회계비리(58건), 급식비리(12건), 인사비리(9건) 등 순이다. 한유총 측은 “‘박용진 3법’을 수정해 사유재산권을 인정해야 하고, 국가 회계관리시스템(에듀파인)도 사립에서 적용이 어렵다”는 의견서를 보내며 국회를 압박하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는 한유총 측과 간담회 계획을 묻는 질문에 “지금은 적절치 않은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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