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복에 스커트·숏팬츠 구성
여성복엔 통큰 블레이저 선봬

네온·오렌지色에 비닐 소재 활용
아우터 겸용 원피스형 셔츠 눈길

남성복 젠틀하게 여성복 우아하게
성별 격식갖춘 포멀 패션도 재등장


전 세계적으로 ‘남성다운 것’과 ‘여성다운 것’의 고정관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패션에서도 남성복과 여성복의 경계를 넘나드는 ‘젠더리스(genderless)’ 바람이 거세다. 그 가운데 스포티와 스트리트 패션에 가려진 포멀한 분위기도 다시 등장하고 있다.

◇전형적 여성성, 남성성에 대한 도전

글로벌 2019 봄·여름(S/S) 남성복 컬렉션에서는 남성복의 스테레오 타입의 해체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스커트, 숏팬츠 등 여성복 아이템이 남성복에서 브랜드를 막론하고 등장했으며, 프릴과 플리츠 등 여성복의 주요 디테일과 소프트한 컬러가 주목받았다.

‘디올’은 여성복의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프릴 디테일 장식의 시스루 셔츠와 숏팬츠의 조합으로 페미닌 무드의 남성복을 선보였으며, ‘펜디’는 스포티한 힙색에 스커트를 매치했다.

반면 여성복에서는 전통적인 테일러드 남성복에서 영감을 받은 ‘매니시 블레이저’가 주요 아이템으로 부상했다. 블레이저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운동부의 유니폼에서 유래된 재킷으로 테일러 칼라와 금장 단추, 와펜 등이 특징이다. ‘캘빈 클라인’ ‘르메르’ ‘메종 마르지엘라’ 등 다수의 여성복 브랜드가 클래식한 남성복 블레이저를 과장된 와이드 숄더와 힙을 덮는 오버사이즈로 재해석해 선보였다.

성별 경계를 허무는 젠더리스 바람이 거센 가운데 남성복 브랜드 준지가 파리에서 열린 2019년 봄·여름 컬렉션에서 포인트 컬러와 비닐 소재 등을 활용하며 젠더리스룩을 선보였다.(왼쪽·가운데) 이런 가운데 구호는 여성스러운 아우터를 선보이며 우아한 분위기를 부각했다.(오른쪽)  삼성물산 제공
성별 경계를 허무는 젠더리스 바람이 거센 가운데 남성복 브랜드 준지가 파리에서 열린 2019년 봄·여름 컬렉션에서 포인트 컬러와 비닐 소재 등을 활용하며 젠더리스룩을 선보였다.(왼쪽·가운데) 이런 가운데 구호는 여성스러운 아우터를 선보이며 우아한 분위기를 부각했다.(오른쪽) 삼성물산 제공

◇남성복 브랜드 ‘준지’ 젠더리스룩에 여성 모델 내세우는 ‘파격’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글로벌 남성복 브랜드 ‘준지’는 남녀가 모두 입을 수 있는 젠더리스룩은 물론 여성복으로의 확장을 예고했다. ‘준지’는 2019년 봄·여름 컬렉션에서 총 17명의 모델 중 9명을 여성으로 구성하고, 총 37 착장의 의상 중 절반 이상인 20착을 내년 새롭게 선보이는 여성 컬렉션으로 구성했다. ‘준지’는 2019년 봄·여름 시즌 컬렉션 테마로 ‘얼터너티브’를 제시하고, 네온·오렌지 등 포인트 컬러를 사용하는 한편 비닐 소재를 새롭게 적용해 젠더리스 트렌드를 확고히 했다. ‘준지’는 지난 시즌 컬렉션을 통해 셔츠부터 보머 재킷, 후디, 트렌치 등의 캐주얼 아이템들을 남녀가 같이 입을 수 있도록 테일러링과 실루엣에 젠더리스 무드를 적용했다. 또 화이트 셔츠와 블랙 스커트의 매칭부터 셔츠형 플리츠 드레스와 보머 재킷, 셔츠와 후디, 보머와 트렌치 등의 조합으로 준지의 대표 아이템들에 대해 독특한 테일러링을 통한 새로운 룩을 선보였다.

디자인은 남성과 여성의 실루엣을 고려했다. 원피스형 셔츠는 셔츠로도 활용되고, 아우터로도 입을 수 있다. 셔츠 아이템은 볼륨감이 높아지고 오버사이즈 실루엣을 강조했다. 화이트, 그레이, 블루 셔츠에 플리츠로 포인트를 주거나 목깃과 팔목에 포인트를 주는 등 새로운 룩을 선보였다.

◇여성복 ‘페미닌’, 남성복 ‘포멀’도 강조

남녀를 불문하고 젠더리스가 강세를 보이는 한편, 한동안 스포티즘과 스트리트웨어에 가려져 있던 남성복과 여성복 고유의 가치에 대한 강조도 돋보였다.

남성복에서는 스트리트웨어와 스포티즘을 표방한 컬렉션이 강세를 띠는 가운데 그 반발로 견고한 테일러드 재킷 등 포멀 아이템이 주목받았다. ‘메종 마르지엘라’는 첫 번째 남성 ‘아티사널 쿠튀르’ 라인을 론칭하며 세심하게 제작한 비스포크(비접착식) 재킷과 슈트를 선보였다. ‘디올’은 안감을 겉으로 노출해 완벽한 마감 처리를 자랑한 ‘더블 브레스티드 슈트(재킷의 앞여밈이 깊고 두 줄의 단추를 달아 여미는 슈트)’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여성복에서는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페미닌 패션이 강세를 보였다. ‘톰 포드’ ‘지방시’ ‘펜디’ 등 이번 시즌 페미닌 무드를 강조한 브랜드들은 여성의 잘록한 허리 라인을 강조한 실루엣부터 나른하고 여유로운 느낌의 풍성한 실루엣까지 다양한 형태로 여성스러운 라인을 드러냈다. 컬러에서는 부드러운 파스텔톤이 주로 사용됐으며, 여성스러움의 상징과 같은 프릴과 플리츠 디테일이 현대적으로 해석돼 상의와 원피스 등 여러 아이템이 등장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여성복 브랜드 ‘구호’는 아늑한 모노톤의 색감과 여유로운 실루엣을 강조한 페미닌 무드 아우터를 선보였다. 이번 컬렉션은 부드러운 라인을 강조하는 한편 캐시미어 등 고급스러운 소재와 차분한 컬러로 디자인해 우아한 스타일을 부각시켰다. 특히 발끝을 덮는 기장과 세련된 실루엣이 특징인 화이트 원피스와 여성스러운 라인의 부드러운 베이지 컬러 로브 패딩의 심플한 조합만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의 룩을 연출했다. 또 시크한 애쉬 컬러 체크 패턴의 오버사이즈 캐시미어 코트와 볼륨감 있는 와이드 배기 팬츠를 조합해 트렌디한 겨울 스타일링을 제안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
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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