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벤처캐피털 보유 금지
벤처社 자본거래 활성화 막아
‘금산분리규제 완화’요구 커져


‘4차 산업혁명과 신성장 분야의 일자리를 대거 늘리려면 벤처산업 활성화가 먼저인데….’

정부가 일자리 창출의 중심으로 육성하겠다는 벤처산업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벤처산업이 활성화하는 데 ‘젖줄’과 같은 벤처기업 자본거래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주요 9개국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데도 정부는 지주회사의 기업 벤처캐피털 보유를 가로막는 정책을 고수하면서 ‘나 홀로 역주행’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한국경제연구원이 2017년 세계혁신지수를 분석한 결과, 주요 9개국 가운데 우리나라의 벤처기업 자본거래 규모는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세계혁신지수는 미국 코넬대와 유럽경영원,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가 공동으로 국가별 혁신 역량을 매년 평가해 순위를 매긴다. 현재 127개국이 대상이다.

특히 혁신산업 육성을 위한 핵심 지표인 벤처기업 자본거래 부문에서 한국은 미국과 중국, 독일, 일본, 영국, 스위스, 스웨덴, 네덜란드 등 세계 혁신 우수 국가 9곳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전체 127곳 중에서는 53위에 그쳤다. 반면, 미국은 1위를 차지했으며 영국과 스웨덴, 스위스 등은 10위권을 견지했다.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선 26위였다.

한국의 벤처기업 자본거래 규모 순위는 2013년 23위에서 2014년 45위, 2015년 38위, 2016년 54위 등으로 등락을 거듭하면서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우리나라만 시대에 뒤떨어진 ‘지주회사 규제 강화’ ‘금산분리(산업자본의 금융사업 금지) 규제’ 등을 고수하면서 지주회사의 기업 벤처캐피털 보유를 막아온 결과인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회에 곧 제출할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을 통해 자산총액을 5000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낮추는 등의 벤처지주회사 규제 완화로 벤처기업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벤처지주회사 제도를 도입하는 기업집단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경제계의 우려다. 이 때문에 정부가 진정으로 4차 산업혁명과 신성장 산업 창출의 동력인 벤처기업 자본거래를 활성화하려면 지주회사의 기업 벤처캐피털 보유를 전면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 경제계의 지적이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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