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지원 6명 탄핵 제언에
“애초 자체징계 해결될 사안
탄핵 잘못된 선례 남길수도”


지방에 근무 중인 현직 판사들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된 법관들에 대한 국회 탄핵 촉구를 제의하자 법원 내부에서는 “잘못된 선례가 될 수 있고,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4일 한 고위 판사는 “현직 법관 탄핵 문제는 형사적 유·무죄와 상관없이 ‘정치적’으로 의결될 수 있기 때문에 법관들에게 더욱 치명타로 남을 것”이라며 탄핵 촉구 움직임을 우려했다. 이는 전날 차경환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장 등 안동지원 소속 판사 6명이 “오는 19일 열리는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된 판사 탄핵 촉구를 안건으로 논의해달라”고 제언한 데 대한 비판이다. 법관 탄핵은 헌법상 보장된 절차이긴 하지만, 우리나라는 현재까지 법관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전례가 없다. 자칫 정치적 시시비비로 흐를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끌어들여서는 안 됐을 검찰을 사법부 앞마당에 풀어놓고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이제는 법관 탄핵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 모양새”라면서 “애초부터 사법부 내부에서 자체 징계로 해결하면 될 사안을 이제 와서 행정부발 검찰수사에다 국회발 탄핵까지 이것저것 다 해보자며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판사는 “안동지원 판사들의 제안문에 ‘형사 절차에만 의존해서는 형사법상 범죄 행위에는 포섭되지 않는 재판 독립 침해행위’라고 명시돼 있던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직권남용으로 의율하려는 검찰 등에 대해 현직 법관들이 형사적 무죄 사안이라고 인정해주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은 뒤 “이렇게 된 이상 이미 벌여 놓은 검찰수사부터 매듭짓고 형사적으론 무죄라는 점을 확실히 인정받은 뒤에 탄핵 여부를 논의하는 게 맞겠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들이 요구한 대로 법관대표회의에서 탄핵 촉구 결의안이 안건으로 상정되고 채택될지는 미지수다. 판사 탄핵이라는 민감한 내용이 담긴 만큼 다른 법관대표들의 동의를 얻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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