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의 무장현 관아와 읍성에서 출토된 비격진천뢰(왼쪽)와 비격진천뢰를 장전했던 화포인 중완구(보물 858호, 국립진주박물관 소장품). 문화재청 제공
전북 고창의 무장현 관아와 읍성에서 출토된 비격진천뢰(왼쪽)와 비격진천뢰를 장전했던 화포인 중완구(보물 858호, 국립진주박물관 소장품). 문화재청 제공
고창 무장현 관아·읍성서
인근 ‘포대시설’ 등도 확인

우리나라 최초의 시한폭탄
임진왜란 왜군 혼비백산케


조선 시대의 최첨단 비밀병기였던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가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 발굴조사에서 대거 발견됐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의 허가를 받아 호남문화재연구원이 발굴조사 중인 사적 제346호 전북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에서 조선시대에 발명된 우리나라 최초의 시한폭탄이라고 할 수 있는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 11점이 자기류, 기와류와 함께 출토됐다. 바로 인접한 곳의 포대(砲臺) 시설도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 나온 비격진천뢰는 모두 비교적 온전한 상태이며, 크기는 지름 21㎝, 무게 17~18㎏ 정도로 비슷한 상태다. 현재까지 보고된 비격진천뢰는 국립고궁박물관 소장품인 보물 제860호를 비롯하여 모두 6점에 불과하다. 이번에 발견된 11점은 그 수가 상당히 많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비격진천뢰는 조선 중기 임진왜란이 발발하기 전 화포장(火砲匠) 이장손이 발명했다. 도화선에 붙인 불이 타들어가다가 내부의 화약에 불이 붙어서 터지게 돼 있는데 도화선의 길이를 조절할 수 있어서 불을 붙인 다음 바로 터지게 할 수도, 좀 있다가 터지게 할 수도 있었다.

얼마전 방송했던 드라마 ‘징비록’에서는 경주성을 점령한 왜군에게 괴물체(비격진천뢰)가 갑자기 떨어지자 왜군들이 모여 구경하는 중에 갑자기 폭발, 순식간에 경주성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어버린 장면이 소개되기도 했다. 왜군들은 그래서 비격진천뢰를 ‘조선의 귀신폭탄’이라고 불렀다. 발굴조사에서는 훈련청과 군기고로 추정되는 건물지를 비롯하여 10여동의 건물지와 수혈(竪穴, 구덩이), 도로시설 등도 확인되었다.

호남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이 왜구의 방어를 위해 축성된 점으로 보아, 훈련청·군기고 등 건물지, 비격진천뢰와 포대시설 등은 무장읍성의 군사적인 성격을 고고학적으로 밝히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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