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톤즈의 기적’ 일군 헌신적 업적 조명… 내년 2월 학교 배포

“움막서 하루 300명씩 환자 치료
그의 희생 우리 사회 변화에 영향”
외국인 봉사자론 첫 교과서 수록


“‘리(고 이태석 신부·사진 가운데)’의 남수단 국민을 위한 희생적 삶은 우리 사회 변화에 영향을 줬습니다.”

아프리카 남수단 오지 톤즈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선종한 ‘울지마 톤즈’의 주인공 이태석 신부가 남수단 교과서에 실렸다.

15일 남수단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남수단 교육부는 남수단에서 헌신적인 봉사활동을 펼쳤던 이태석 신부의 삶과 업적을 담은 교과서를 내년 2월 새 학기에 맞춰 일선 학교에 보급할 예정이다. 이태석 신부의 얘기는 남수단 고등학교 시민생활 교과서와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에 실린다. 교과서 제작도 지난 9월 이뤄졌다.

교과서에는 1962년 이태석 신부의 출생과 학창 시절 모습, 남수단에 오게 된 과정 등이 구체적으로 쓰였다. 남수단은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2페이지에 걸쳐 봉사활동을 소개하고 “이태석 신부가 남수단의 열악한 지역인 톤즈 주민을 위해 헌신했다”며 “그는 남수단 국민은 물론 전 세계적 영웅”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인종·종교적 분쟁이 남수단인 약 200만 명을 숨지게 했지만, 그는 도움이 필요한 그 어떤 이들의 고통도 덜어줬다”고 언급됐다. 이어 “그는 가톨릭, 이슬람, 기독교 신자를 가리지 않고 치료했다”고 덧붙였다.

고인의 사진도 여러 장 담겼다. 두 교과서는 고인이 청진기로 남수단 어린이들을 진찰하는 장면 등을 수록했다. 대장암 투병 중에도 웃음을 잃지 않던 모습도 실었다. 남수단에서 봉사활동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교과서에 소개되기는 이태석 신부의 사례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석 신부는 의과대학 졸업 후 군의관 복무를 마친 뒤 사제의 길을 걷겠다고 결심했다. 수도회 입회 및 신학과 편입을 거쳐 신부가 됐다. 아프리카 선교에 나선 그는 2001년 내전과 빈곤으로 몸살을 앓던 남수단의 톤즈 마을에 정착했다. 이곳에서 움막 진료실을 만들어 하루 약 300명의 환자를 치료했다. 톤즈의 유일한 의사였다. 톤즈에서 ‘쫄리(존 리·John Lee)’라는 애칭을 얻은 이태석 신부는 2008년 한국에 들렀다가 대장암 판정을 받고 지난 2010년 4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톤즈의 학교에서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는 한편 35인조 브라스 밴드를 만드는 등 자상했던 그의 삶은 다큐멘터리 ‘울지마 톤즈’로 국내에 널리 알려졌다. 남수단 정부는 2015년부터 이태석 신부의 생애를 교과서에 수록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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