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슬린 스티븐스 KEI소장

“北, 다시 안 올 기회 잡아야
실무급 협상 시작이 중요해”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캐슬린 스티븐스(사진) 미국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16일 “북한이 제재 해제를 충족시킬 만한 조건을 아직 갖추지 않고 있다”며 “북한이 원하는 제재 해제를 위한 방법은 오직 협상뿐으로, 이는 북한이 어떤 비핵화 조치를 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또 스티븐스 소장은 최근 불거진 비핵화와 남북관계 진전 속도 차에 대해 “때로는 서울과 워싱턴이 어려운 협의를 하는 것 같다”며 한·미 공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티븐스 소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대북제재 해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하거나 핵 개발을 중단하는 등 특정한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스티븐스 소장은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많은 인센티브(유인책)를 받고 있지만, 유엔의 대북제재 해제는 이와는 다른 과정”이라면서 “제재 해제는 북한이 비핵화 목적 달성을 위해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으며, 북한의 조치에 대한 국제사회의 감시·감독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티븐스 소장은 지난 9월 KEI 소장에 취임했으며, 15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공동주최한 ‘미 중간선거 결과가 대북 및 통상 정책에 미치는 영향’ 세미나 참석을 위해 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방한했다.

특히 스티븐스 소장은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에서 한·미 간 긴밀한 공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티븐스 소장은 대북정책을 둘러싼 한·미 간 이견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한·미는 함께 일해야 하며, 북한은 이 같은 기회를 다시는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티븐스 소장은 “북핵 협상은 단계적(step by step)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속적인 협상 진전을 위해서는 실무급 협상을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를 통해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탐색할 수 있고, 앞으로 북한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스티븐스 소장은 현행 대북제재를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할 경우 한·미가 제공할 수 있는 인센티브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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