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송인배(50)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주말인 지난 17일 비공개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송 비서관은 충북 충주 시그너스 골프장의 ‘유령 이사’로 이름을 올려 급여 명목으로 2억8000만 원을 받아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송 비서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에서 연달아 청와대에 입성한 친노·친문 그룹을 관통하는 정권 핵심 인사다. 송 비서관에 대한 검찰의 비공개 소환에 대해 ‘실세 봐주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동부지검 관계자는 19일 “수사는 비공개가 원칙”이라고 밝혔지만 정작 검찰은 이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혐의를 받는 박병대 전 대법관은 공개 소환 조사했다. 공개와 비공개의 잣대가 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살아 있는 권력 앞에서 굽어 있는 수사가 진행되는 모습은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김 전 금감원장은 국회의원 시절 산하·피감기관의 돈으로 외유성 해외출장을 다녀온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4월 사건을 배당받았으나, 7개월째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그 사이 김 전 금감원장은 주요 정책 수립과정에서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는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혐의가 비교적 간단해 오래 검토할 사안이 아니라는 법조계의 지적이 나온다. 검찰이 의도적으로 사건을 뭉개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검찰은 사법권 남용 의혹 수사에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 30명을 넘게 투입하며 내년까지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전 정권과 관련된 수사는 저인망식으로 다 훑으며 검찰 포토라인에 세워 끝장을 보겠다고 덤비면서 현 정권과 관련해서는 유독 피의자의 입장을 잘 반영해 주고 있다. 더는 ‘살아있는 권력’과 ‘죽은 수사’에 대한 수식어가 검찰 수사의 꼬리표로 따라다니지 않길 바란다.

이희권 사회부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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