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수현이 자신의 SNS에 게재한 소설 ‘82년생 김지영’의 일부분.
배우 손수현이 자신의 SNS에 게재한 소설 ‘82년생 김지영’의 일부분.
래퍼 산이·제리케이
상대 비난 노래 발표
배우 손수현도 가세


남성혐오(남혐)와 여성혐오(여혐)이 맞서며 젠더 대결 양상으로 번진 ‘이수역 주점 폭행 사건’이 연예계로 불똥을 옮겼다. 유명 래퍼들이 이 사건을 겨냥해 원색적인 가사를 담은 랩송을 발표하며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등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Mnet ‘쇼미더머니’와 ‘고등래퍼’ 등에 출연했던 래퍼 산이(왼쪽 사진)는 지난 15일 이수역 폭행 사건에 연루된 남성 측에 다소 유리할 수 있는 영상을 자신의 SNS에 게재했다가 네티즌의 뭇매를 맞자 16일 신곡 ‘페미니스트(FEMINIST)’를 예고없이 발표했다.

산이는 ‘난 여자 편야 난 여잘 혐오 하지않아 오히려 너무 사랑해 문제 내 엄마 내 누나 내 여동생 있는 그대로 respect’라면서도 ‘그렇게 권릴 원하면 왜 군댄 안가냐 왜 데이트 할 땐 돈은 왜 내가 내 (중략) 그럼 결혼할 때 집값 반반’, ‘미투 운동 지지해 알지? 그런 극단적인 상황말고 합의 아래 관계갖고 할 거 다 하고 왜 미투해? 꽃뱀? 걔넨 좋겠다 몸 팔아 돈 챙겨 남잔 범죄자’라고 읊조려 도마에 올랐다.

이에 또 다른 래퍼 제리케이는 17일 산이의 ‘페미니스트’를 반박하는 노래 ‘NO YOU ARE NOT’을 공개했다. 제리케이는 ‘36.7% 임금격차 토막 내 그럼 님이 원하는 대로 언제든 돈 반반 내 (중략) / 없는 건 있다 있는 건 없다 우기는 무식/ 없는 건 없는 거야 마치 면제자의 군부심’이라며 외국 국적자로 국방의 의무를 지지 않는 산이를 공격했다.

배우 손수현(오른쪽) 역시 자신의 SNS에 ‘fact’라는 단어와 함께 소설 ‘82년생 김지영’ 속 글귀를 발췌해 올렸다. ‘대한민국은 OECD 회원국 중 남녀 임금 격차가 가장 큰 나라다. 2014년 통계에 따르면, 남성 임금을 100만 원으로 봤을 때 OECD 평균 여성 임금은 84만4000원이고 한국의 여성 임금은 63만3000원이다’는 내용으로 산이의 ‘페미니스트’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산이는 ‘여성혐오곡‘이라는 비판이 이어지자 19일 “‘페미니스트’는 여성을 혐오하는 곡이 아니다”며 이 곡에 대한 자신의 해석과 함께 사과의 뜻을 전했다.

대중적인 인지도와 파급력이 큰 연예인들이 이수역 폭행 사건을 언급하며 온라인 상에서 남녀 네티즌의 젠더 대결은 더욱 더 과열되고 있다. 특히 경찰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한쪽을 지지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것이 갈등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배우 오초희는 지난 14일 자신의 SNS에 이 사건을 언급하며 “머리 짧다고 때렸다고 하던데, 나도 머리 기르기 전까지 나가지 말아야하나”라는 글을 게재한 후 네티즌의 공격을 받자 “사실 관계가 명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가 경솔하게 글을 올려 상처받고 기분이 상하신 분들 및 주위에 걱정해주신 모든 분들께 사과드린다”며 자필 편지를 쓰기도 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래퍼가 사회적 사건에 대해 직설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담은 랩을 발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바라볼 수도 있지만, 이 사건은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한쪽으로 치우친 의견이 포함되면 오히려 대중을 선동할 수 있다”며 “지나치게 과열된 분위기를 냉각시킬 필요가 있는 상황에서 일부 연예인이 화제성을 위해 이를 이용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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