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광고,젊은이미지 쇄신 시도
10대 고객 선점·세계시장 홍보
방탄소년단,국민銀 새얼굴에
워너원은 신한銀서 대항마로
‘BTS적금’12만·SOL앱700만
아이돌 모델 파급효과도 톡톡
CF를 보면 그 사회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 어떤 기업과 상품이 업계 주도권을 쥐고 있는지 단박에 알 수 있기때문이다. 또한 시가총액이 수조∼수십조 원에 이르는 기업의 얼굴로 나서는 CF모델의 면면을 보면 요즘 대중이 누구에게 열광하는지 알 수 있다. 이런 광고업계에서 요즘 두드러진 변화가 포착됐다. 금융 CF에 아이돌 그룹의 등장이 잦아졌다는 것이다. ‘돈’을 매개로 한 금융 기업의 경우 신뢰도가 생명이다. 이 때문에 안정감을 주는 중견 배우나 전문가 모델을 자주 기용했다. 하지만 요즘은 아이돌 그룹이 그들의 얼굴을 내세우는 빈도가 크게 늘었다. 광고시장의 새 바람이자, 사회적 인식의 변화라 할 수 있다.
◇금융, 아이돌에 꽂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초부터 방탄소년단을 모델로 기용하고 있다. 지난해 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 어워즈’에서 톱소셜아티스트 부문을 차지한 후 이미 몸값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던 때였다. 하지만 올해 그들은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아시아 가수 최초로 1위에 오르며 위상이 더 높아졌다. 그 사이 방탄소년단의 광고 이미지를 활용할 수 있었던 KB국민은행은 ‘젊은 은행’으로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릴 기회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KB국민은행은 지난 3월 서울 홍익대에 복합문화공간 ‘청춘마루’를 열며 광고모델로 걸그룹 위키미키의 멤버인 김도연과 최유정을 발탁하며 ‘유스(youth) 마케팅’을 본격화했다.
신한은행은 케이블채널 Mnet ‘프로듀스 101’이 배출한 그룹 워너원으로 맞불을 놓았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구성돼 데뷔 전부터 폭발적 인기를 누린 워너원은 국내 팬덤만큼은 방탄소년단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각 은행은 이들을 단순히 광고모델 이미지로만 소비하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지난 6월 방탄소년단과 협업해 ‘KB X BTS 적금’과 ‘KB국민 BTS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KB X BTS 적금’의 경우 석 달 만에 가입 계좌수가 12만좌를 돌파해 잔액은 675억 원에 이른다고 KB국민은행은 밝혔다. 통장 디자인에 방탄소년단의 이미지를 담고, 그들의 데뷔 날짜와 멤버의 생일에 입금한 금액에는 우대이율을 제공한 마케팅도 성공적이었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 4월 출시한 ‘워너원 통장’이 한 달 만에 1만5000좌가 넘게 판매됐고, 워너원이 등장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신한 쏠(SOL)’은 출시 9개월 만에 가입자 수가 700만 명이 넘었다.
이외에도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Mnet ‘고등래퍼’ 우승자인 래퍼 김하온과 그룹 제국의아이들 출신 박형식을 모델로 내세워 유스 마케팅에 동참했다. 이는 금융권의 젊은 이미지를 만드는 동시에, 아이돌 그룹을 좇는 10대들을 금융권의 가망 고객으로 일찌감치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교복·치킨, 아이돌 그룹의 전유물
“금융권 CF는 개런티를 낮춰서라도 잡습니다.” 한 중견 연예기획사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방탄소년단, 워너원 등 내로라하는 그룹들이 잇따라 금융권 CF에 출연하며 이는 ‘잘나가는’ 그룹의 상징이 됐기 때문이다. 단순한 인기를 넘어 전 세대에 신뢰까지 주는 그룹으로 인정받은 징표인 셈이다. 이 대표는 “금융권 CF를 통해 노출돼 이미지가 개선되면 다른 CF 섭외까지 노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아이돌 그룹들이 선호하는 몇몇 품목이 있었다. 교복 CF가 대표적이다. 원조 아이돌 그룹인 HOT와 젝스키스를 비롯해 동방신기, 빅뱅, 엑소, NCT 등 내로라하는 그룹들은 모두 교복 모델을 거쳤다. 방탄소년단과 워너원을 포함해 소녀시대, 원더걸스, 트와이스 등 걸그룹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이돌 그룹의 각축전이 치열한 또 다른 품목은 치킨 CF다. 아이돌 그룹을 모델로 쓰지 않았던 치킨 업체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치킨은 온 가족이 즐기는 간식이고, 메뉴 선정 때 자녀들의 입김이 많이 작용한다는 측면에서 대중적 인기가 높은 아이돌 그룹을 선호한다.
한 광고회사 AE는 “아이돌 그룹 멤버들은 교복을 입는 10대들의 우상이고 옷맵시 역시 뛰어나기 때문에 그들을 교복 모델로 발탁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치킨 CF의 경우 유명 그룹을 잡으려는 출혈 경쟁이 마케팅 비용을 올려 치킨값을 올리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유명 그룹을 기용하면 관련 기사도 쏟아지기 때문에 여전히 아이돌 그룹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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