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가운데) 정의당 대표와 참여연대 및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관계자들이 1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탄력적 근로시간제 기간 확대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이정미(가운데) 정의당 대표와 참여연대 및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관계자들이 1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탄력적 근로시간제 기간 확대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참여연대 - 민노총 대정부투쟁

정권초기 주요 권력 참여서
각종현안 ‘각세우기’ 돌아서
참여연대 “文정부 개혁정책들
돌아올 수 없는 쪽으로 넘어가”

진보단체 강경 태도 배경엔
정권 창출 ‘채권자의식’ 있어
정부 ‘사회적 대화’ 예정대로
21일 총파업 ‘변곡점’ 가능성


양대 ‘촛불 공신’인 민주노총과 참여연대를 축으로 한 진보단체들이 19일 각종 회견을 통해 문재인 정부에 대한 총공세에 나서 대립각을 세우면서 등을 돌리고 있다. 정부와 시민단체 세력 간의 동행과 공조가 세력 분화 쪽으로 확연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민주노총 주도의 총파업을 기점으로 변곡점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최근 들어 탄력근로제 확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근로시간 단축 등 주요 노동현안을 놓고 진보단체와 정부가 서로 ‘파열음’을 내는 조짐이 확연하다. 특히 진보단체는 국민연금 개혁, 사법 농단 등으로도 전방위로 의제를 넓히면서 청와대, 정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참여연대 정부’라는 신조어를 떠올리면 격세지감이다. 전례 없는 고용 침체와 실업 대란으로 고심하고 있는 청와대, 정부는 시민단체 세력의 다양한 요구와 압박을 큰 부담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를 여러 차례 노출했다.

오는 21일 예정된 민주노총 총파업을 계기로 양 단체는 정부와 사실상 등을 돌리는 모양새다. 특히 참여연대 산파역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7일 국회 앞에서 한국노총 주최로 열린 정부 규탄 집회에 참석해 노동계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도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다. 노동뿐 아니라 정부의 개혁현안 추진동력에 대한 참여연대의 인식은 최근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진행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드러난다. 박 처장은 “사법, 국정 농단, 검찰 개혁, 국정원, 기무사 개혁 등 문재인 정부 개혁이 돌아올 수 없는 쪽으로 7분 능선쯤을 넘어간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조짐은 집권 중반기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지만, 대통령의 설득 리더십 약화와 공신단체들의 과욕에 따른 균열의 하나로도 풀이한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부 창출 세력이 자신들밖에 없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며 “불법적, 협박적 총파업은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것인 만큼 문재인 정부는 지지층으로부터 ‘미움받을 용기’를 지녀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선제 대응에 나선 민주노총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우리 요구도 받아들여 달라’는 도미노 현상이 이어지면서 정부 부담이 한층 커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내년에도 최저임금이 크게 인상되는 만큼 연말에 고용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큰데, 민주노총의 강경한 태도는 우리를 더 건드리지 말라는 대응이라고 볼 수 있다”며 “기득권을 가진 노조 대신 새롭게 일자리를 찾는 청년층이 취업시장에서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는 고용악화가 계속 이어지다 보니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안을 고민하는데, 진보단체는 이를 배신으로 보고 있다”며 “민주노총이 탄력근로제 확대 이슈를 전면에 내세워 총파업을 벌이는 이유는 정부의 노동 정책 기조를 다시 친노동으로 돌리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새로운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총파업 다음 날인 22일 민주노총 없이 출범하기로 했다. 진보단체에 휘둘리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경사노위는 19일 금융산업위원회 발족식 및 1차 전체회의를 여는 등 정식 출범을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

다만 진보단체들이 정부에 완전히 등을 돌렸는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양승함 연세대 명예교수는 “민주노총 입장에선 더불어민주당을 대신해 자신의 의견을 반영할 대체 세력이 현재로선 없으므로 ‘불안한 동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진영·손우성 기자 news119@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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