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인사시즌 맞아 눈치싸움
내년 자치경찰 시범운영 지역
서울·세종·제주 등 민원 쇄도
김정은 방남 맡은 경호부서
“잘해야 본전” 볼멘소리 커져
경찰 인사시즌을 앞두고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보통 경찰은 11월 중순 경위·경감 등 중간계급 인사고과를 시작으로 12월 말까지는 조직 개편을 마무리하는데, 올해 인사는 자치경찰제 시행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방남 등 변수가 많다.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지난 13일 내놓은 ‘자치경찰제 도입 방안’은 눈치싸움에 불을 붙였다. 특히 자치경찰로 업무가 대폭 이관되는 생활안전과와 교통과에 몸담은 일선 경찰들은 이번 인사에서 ‘현직 탈출’을 위해 애쓰고 있다. 자치경찰로 소속이 바뀌는 지구대와 파출소 경찰도 마찬가지. 국가직에서 지방직으로 신분이 바뀌는 데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부터 자치경찰제가 시범 운영되는 서울과 세종, 제주 등에선 19일 “다른 곳으로 보내달라”는 민원이 폭발하고 있다. 그 외 지역도 2022년 전면 시행 이전에 부서를 옮겨놓겠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서울 강북지역 A 경위는 “지금 벗어나지 못하면 꼼짝없이 지방직 경찰이 되고 말 것”이라며 “올해 인사는 향후 몇 년을 좌지우지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 방남도 변수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통상 경찰 인사는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이뤄졌지만, 치안 관점에서 봤을 때 경찰 역량을 모아야 할 비상상황이 생기면 일정이 조정돼야 할 것”이라며 김 위원장 방남으로 인한 인사 연기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김 위원장 방남 시 경호와 경비를 책임져야 하는 관련 부서에서는 “잘해야 본전”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B 경감은 “승진 시험을 준비하는 처지에서 인사가 미뤄지면 업무는 업무대로, 공부는 공부대로 줄줄이 꼬이게 된다”며 “설마 올해 김 위원장이 오겠는가 싶지만, 예년과 달리 인사에 대한 예측이 어려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인사고과 전에 진행 중인 수사를 마무리해 결과물을 내놔야 한다는 압박도 만만치 않다. 수사 성과가 언론에 얼마나 보도됐느냐도 중요한 요소이기에 평가가 시작되기 전 보도자료를 내기 위한 속도전에 돌입했다. 인사로 인한 어수선한 분위기는 자칫 치안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같은 흉악한 강력범죄가 연이어 벌어지는 상황에서 경찰이 인사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모습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내년 자치경찰 시범운영 지역
서울·세종·제주 등 민원 쇄도
김정은 방남 맡은 경호부서
“잘해야 본전” 볼멘소리 커져
경찰 인사시즌을 앞두고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보통 경찰은 11월 중순 경위·경감 등 중간계급 인사고과를 시작으로 12월 말까지는 조직 개편을 마무리하는데, 올해 인사는 자치경찰제 시행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방남 등 변수가 많다.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지난 13일 내놓은 ‘자치경찰제 도입 방안’은 눈치싸움에 불을 붙였다. 특히 자치경찰로 업무가 대폭 이관되는 생활안전과와 교통과에 몸담은 일선 경찰들은 이번 인사에서 ‘현직 탈출’을 위해 애쓰고 있다. 자치경찰로 소속이 바뀌는 지구대와 파출소 경찰도 마찬가지. 국가직에서 지방직으로 신분이 바뀌는 데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부터 자치경찰제가 시범 운영되는 서울과 세종, 제주 등에선 19일 “다른 곳으로 보내달라”는 민원이 폭발하고 있다. 그 외 지역도 2022년 전면 시행 이전에 부서를 옮겨놓겠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서울 강북지역 A 경위는 “지금 벗어나지 못하면 꼼짝없이 지방직 경찰이 되고 말 것”이라며 “올해 인사는 향후 몇 년을 좌지우지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 방남도 변수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통상 경찰 인사는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이뤄졌지만, 치안 관점에서 봤을 때 경찰 역량을 모아야 할 비상상황이 생기면 일정이 조정돼야 할 것”이라며 김 위원장 방남으로 인한 인사 연기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김 위원장 방남 시 경호와 경비를 책임져야 하는 관련 부서에서는 “잘해야 본전”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B 경감은 “승진 시험을 준비하는 처지에서 인사가 미뤄지면 업무는 업무대로, 공부는 공부대로 줄줄이 꼬이게 된다”며 “설마 올해 김 위원장이 오겠는가 싶지만, 예년과 달리 인사에 대한 예측이 어려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인사고과 전에 진행 중인 수사를 마무리해 결과물을 내놔야 한다는 압박도 만만치 않다. 수사 성과가 언론에 얼마나 보도됐느냐도 중요한 요소이기에 평가가 시작되기 전 보도자료를 내기 위한 속도전에 돌입했다. 인사로 인한 어수선한 분위기는 자칫 치안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같은 흉악한 강력범죄가 연이어 벌어지는 상황에서 경찰이 인사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모습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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