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지난주 참배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湖巖) 이병철(사진) 선대회장의 31주기 추도식이 19일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先塋)에서 조촐하게 열렸다. 호암은 1987년 11월 19일 77세로 세상을 떠나기 4년 전 재계 우려와 반대를 무릅쓰고 반도체 사업에 도전해 ‘반도체 코리아’의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삼성과 CJ그룹, 신세계그룹, 한솔그룹 등 범(汎)삼성가는 호암재단 주관 아래 추도식을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삼성가의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주 가족들과 선영을 찾아 먼저 참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2014년부터 와병 중인 부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대신해 추도식을 주관했으나 지난해에는 국정농단사태에 연루돼 수감되면서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오전 9시에는 창업주의 장손인 이재현 CJ 회장 부부 등 CJ 오너 일가가 선영을 찾았다. 이 회장이 용인 선영에서 열린 공식적인 추도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7년 만이다. 얼마 전 결혼한 이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부부도 동행해 고인의 뜻을 기렸다. 이들은 한 시간가량 참배한 후 10시쯤 돌아갔다.

이어 오전 11시에는 삼성 계열사 사장단 50여 명이 헌화하고 참배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대외업무(CR) 담당 부회장, 신종균 삼성전자 인재개발담당 부회장을 비롯해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등이 참석했다. 사장단은 추도식을 마친 후 천막 안에서 점심 식사를 함께하면서 호암의 창업 정신을 기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에는 CJ, 신세계, 한솔그룹의 경영진이 참배했다.

범삼성가 관계자는 “몇 년째 그룹 안팎에 엄중한 상황이 끊이지 않으면서 별다른 행사를 하지 않은 채 조용하고 차분하게 치르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범삼성가는 매년 그룹별로 추모 시간을 달리하고 있다. 선대회장 추도식은 삼성에서, 제사는 장손인 이재현 회장이 있는 CJ에서 각각 맡는 방식이다. 이날 추도식 이후 제사는 CJ 주관하에 서울 CJ인재원에서 치러진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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