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사 1인이 100개 가정 관리
지원 적어 전문기관 62곳 불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면 후진국형 사고라고 하는데, 소 잃고 외양간조차 고치지 않은 것이 그간 국내 아동보호의 현실입니다.”
아동보호예방의 날인 19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임광묵(40·사진) 굿네이버스 전남중부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이 국내 아동보호의 현실에 대해 내린 평가다. 우리나라의 아동보호 정책과 관련 인프라가 각종 사건 사고에도 불구하고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임 관장은 2011년부터 아동학대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을 맡으며 현장의 참담한 현실을 겪어왔다. 임 관장은 “아동학대 부모가 기관을 찾아와 휘발유를 끼얹고 불을 지르겠다고 위협한 적도 있는 등 격리 조치나 상담 등에 불만을 품은 부모가 많아 힘들다”며 “선진국의 경우 상담사 1인당 15가정 정도를 관리하도록 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상담사 1인당 100가정까지도 관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임 관장은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 보니 운영비 등을 떠안으려는 법인이 적어 좀처럼 기관 수가 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전국에 62곳이 있는데 법적으로 전국 226개 시·군·구마다 한 곳씩 설치하도록 권고되는 데 비하면 매우 부족한 수준이다. 임 관장이 있는 전남 지역만 해도 7개 시·군에 한 곳이 겨우 있는 수준이다. 임 관장은 “3살 조카를 이모가 욕조에 넣어 숨지게 한 사건 등 전남 지역에서 유독 심각한 아동학대 사건이 많았다”며 “이런 참혹한 사건들을 볼 때마다 기관의 여력이 충분해 조기 발견만 했으면 사망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 관장은 그래도 보람이 있어 버티며 개선을 기대한다고 이야기한다. 임 관장은 “최근 부모가 아동학대 등으로 아이를 양육할 수 없는 상황이고, 간 이식 수술이 필요한 2세 아동을 가정으로부터 격리조치한 후 간 이식수술을 받도록 돕는 데 성공했다”며 “우리도 노력을 많이 기울였는데 다행히 좋은 결과로 이어졌고, 이런 아동을 볼 때마다 감사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임 관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국정과제에 아동보호가 포함되는 등 개선의 신호가 있어 상황이 실제로 바뀔 수 있을지에 대해 일선 현장에서 관심이 많다”며 “답보 상태였던 현실을 벗어나 더욱 적극적인 해결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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