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고용동향 통계는 다시금 정부의 무책임한 노동시장 개입이 가져온 고용 한파(寒波)가 조금도 세가 꺾이지 않고 진행 중임을 보여준다. 경제활동참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0.2%포인트 떨어지고 실업률은 0.3%포인트 늘었다. 6만4000명 늘었다는 취업자도, 결국 공무원과 사회복지 부문 등 세금으로 만든 취업자를 제외하면 민간부문의 일자리 감소는 가속되고 있다. 민간부문에서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 등 최저임금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영세업종에서 고용의 감소가 두드러져서 고용 문제의 원인은 최저임금임을 강하게 시사한다. 이는 무디스가 한국의 경제에 정부발 불확실성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고용률이 아니라 근로시간을 보면 36시간 이하가 크게 늘고 있다는 것도 시장이 노동시장 축소로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로 나타나, 소득주도 성장과 포용적 성장을 하겠다는 정부의 정책목표에 정반대의 역습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통계는 정부의 그간 고용시장 불안에 대한 변명들이 얼마나 사실과 다른지를 보여준다. 한때는 인구 증가의 둔화로 일자리는 감소하지만 고용률과 실업률에 변화가 없다고 강변했으나, 지속적으로 실업률과 고용률의 감소가 뚜렷해지고 있어서 인구 변화의 현상이 아님을 보여준다. 고용의 질이 좋아지고 있다는 증거로 내세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줄고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늘고 있다는 것도 이번 통계에서는 반전되고 있다.
이러한 고용 불안이 현실화하는 근본 원인은 물론 정부의 무분별한 노동시장 개입이다. 2016년에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포용적 성장 보고서는 지나치게 높은 최저임금이 고용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경고를 담고 있지만, 정부는 표지만 표절하고 정책은 읽어보지도 않은 듯 정반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노동시장의 질(質)을 정부가 높일 수 있다는 착각이 고용 정책의 실패 원인으로 작용한다. 현 정부는 ‘정규직은 비정규직보다 좋은 일자리’라는 단순 논리에 빠져 있다. 정규직을 고집하면 할수록 유연한 시간에만 고용할 수 있는 사람들의 고용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업이 줄고 고용의 수요가 급증하면 기업들은 인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임금을 올리고 처우를 개선할 수밖에 없다. 미국과 일본에서 지금 벌어지는 현상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개인소득과 가계소득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계소득은 구성원의 소득원(所得源)이 많아질수록 높아진다. 즉, 개인소득의 임금률보다 취업 기회가 풍부한 정도에 따라 가계소득이 증가한다. 개인소득의 임금 단가를 높이면 구성원의 취업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에 어떠한 일자리든 실업(失業)보다는 귀중하다는 인식이 선진국에서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도입하는 이유다. 독일과 스웨덴, 뉴질랜드 등은 노동시장의 자유도를 높여서 국민의 경제 참여를 성공적으로 견인했다.
정부의 고용시장에 대한 변명은 오판이거나 과장 광고임이 계속 확인돼 왔다. 40여 일 뒤 내년 1월 1일부터 최저임금이 다시 10% 이상 오른다. 게다가 우리 경제에 큰 보탬이 됐던 중국 경제가 급속도로 침체하는 중이다. 정부가 포용성장이라는 미사여구로 포장된 주술적(呪術的) 경제정책을 포기하고 정책을 대전환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매우 추운 겨울을 맞아야 할 것이다. 고용 부실의 원인은 정부 자체임을 정부만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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