⑩ 전문가 제언 <끝>
최저임금 폭등 반드시 수정을
생산성 반영한 임금체계 필요
文정부 지출·세금 모두 늘려와
소비 줄어 불황 유발하는 오류
소득주도성장은 보완 역할만
‘약자’에 맞춘 정책방향 옳지만
경제 나빠지면 되레 피해자로
민간 서비스 분야 활성화 시급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경제가 말이 아니다. 2%대 저성장이 고착된 데다 고용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 경제 정책 분야 최고위 인사 2명을 한꺼번에 퇴출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교체된 경제 새 사령탑들의 철학이나 면면을 보면 경제 분야의 산적한 과제를 풀기엔 미흡할 것 같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제이노믹스의 대표 격인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 대해 매우 박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대신 이들은 성장 위주의 경제 정책 채택을 강력히 주장한다. 각종 규제 개혁을 통한 민간 서비스 산업 활성화, 일자리 창출을 막고 있는 노동 경직성 해소 등 경제 성장을 위한 과감한 구조 개혁을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 문재인 정부는 수단과 목표를 구분하지 못한 경제정책을 했다. F학점이다. 최저임금·소득주도 성장·법인세 인상은 모두 수단이다. 목표로 설정하면 안 된다. 온갖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내년 경제는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소득주도 성장은 성장 정책이 될 수 없다. 이는 소득 분배 목적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소득분배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경제를 망쳐가면서 이 정책을 하면 안 된다. 경제가 나빠지면 경제적 약자들이 가장 힘들다.
혁신성장 방향은 옳다. 그러나 제대로 해야 한다. 치열하게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는 게 없을 것이다. 현재도 별 성과가 없지 않은가.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인상 등을 통해 소득 재분배를 하면 나라 경제가 어려워진다. 소통해야 한다.
△현정택 전 대외경제연구원장 =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기본적으로 약자에 초점을 맞추자는 정책 방향을 정한 것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경제라는 것은 생산을 포함해 다양한 측면이 있는데 너무 단순하게 접근한 것이 문제라고 본다. 경제 전체적인 맥락, 세계 경제적 흐름 등을 간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민간 서비스 분야를 성장시킬 수 있는 방안이 나와야 할 시점이다. 저임금 단순 서비스가 아니라 지식 서비스, 교육 서비스, 의료 서비스 등이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과감한 규제 완화에 나서야 한다. 과감하면서 진정성 있는 조치들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서비스 산업 분야에서 지금까지 제시된 규제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노동 경직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감한 조치를 해야 한다. 이를 통해 민간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구정모 대만 CTBC 경영대 석좌교수 = 저성장 기조 고착화에 따른 돌파구 마련을 위한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하려고 노력했지만 정책 방향과 전략 추진 방식이 잘못돼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국력을 소진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점수를 준다면 최저점인 60점을 주겠다.
소득주도 성장 정책 기조를 유지한다고 하는데 소득주도 성장정책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소득주도 성장론은 소득 증가→소비 증가→투자 증가→경제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인데, 그 과정 모두에 불투명한 함정이 도사리고 있을 뿐이다. 하물며 그 소득이 정부가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데서 시작한다면 더욱 악순환의 연속으로 이어질 뿐이다.
소득주도 성장은 분배·복지 기능을 담당하는 형태로 제 모습을 찾게 하고 성장을 위해서는 뒤로 물러나야 한다. 소득주도 성장에 주도적이 아니라 보완적인 역할만 부여해야 한다.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 소득주도 성장론은 장기적 경제성장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논리는 아니다. 다만 단기적으로 불황을 벗어나는 데에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뿐이다. 소득주도 성장 논리를 앞세우고 있으면서도 실질적으로 세금주도 불황을 유발하는 심각한 정책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문제이다. 소득주도 성장의 기본은 재정 지출을 늘리고 세금은 감면해 국민의 소득을 늘리는 것인데 현재는 정부 지출을 늘리면서도 초과세수일 정도로 세금을 많이 걷고 있다. 세금을 거둘수록 그만큼 국민 소비는 감소하고 그 결과 불황이 심화된다. 일례로 일자리 예산 50조 원을 조달하려면 연봉 5000만 원의 민간 일자리 100만 개에 해당하는 액수를 세금으로 거둬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민간 소비와 일자리는 오히려 감소한다. 소득주도 성장 논리에 충실하게 세금 감면과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불황 탈출에 힘쓰고 이와 동시에 장기적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해 교육개혁, 연금개혁, 노동시장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 문재인 정부가 좋은 의도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 원칙과 시장 상황이 고려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을 시행하다 보니 많은 부작용이 발생했다. 특히 국제 경제 상황과 결합되면서 상당히 어려운 국면에 빠지게 됐다. 통상 분야에선 그나마 잘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통상 이외의 다른 분야에선 대부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노동시장 관련 정책들은 현재 우리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분야는 매우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특히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대표인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근로시간 단축제 시행은 상당한 문제를 낳고 있다. 이 분야는 반드시 수정해야 한다. 경제 성장을 위해선 고질적인 노동 시장의 경직성 문제를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노동친화적 정책이 더 강화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쟁력을 잃어버리는 산업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를 위해서라도 노동 경직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생산성을 반영한 임금체계 수립이 필요하다.
유회경 기자·재계팀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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