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下) 관계 초석 된 인도적 협력
韓-베트남 과기硏 ‘VKIST’
현지 산업·연구역량 등 키워
라오스 댐 붕괴·印尼 지진 땐
수송기·긴급구호대 신속파견
교육·기술 등 미래발전 기여
新남방정책과 ‘시너지’ 기대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주 동남아 순방 이후 속도를 내고 있는 ‘신남방정책’에 ‘한국형 공적개발원조(ODA)’ 모델을 접목시킨다. 한국형 ODA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지역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만큼, 이를 발판으로 신남방정책과의 시너지(상승) 효과를 거두겠다는 것.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아세안과의 긴밀한 협력을 지향하는 신남방정책이 기존 ODA 정책과 맞물리면서 아세안과 ‘윈윈’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20일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과 ODA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중·일 3국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아세안 지역에서 한국의 비교 우위는 바로 ‘노하우’ 전수에 있다. 아직 경제·교역은 물론 교육·기술훈련·과학기술·문화·인프라 등 미래 사회 발전을 위한 여력이 충분하지 못한 아세안 국가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바로 경제개발 노하우다. 1970∼1980년대 고속성장을 거친 경험과 노하우가 한국의 최대 자산인 셈이다. 인프라 건설 등 경제적 효과를 중심으로 대(對)아세안 전략을 전개해온 중·일과도 차별화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코이카 관계자는 “아세안 국가들에 ‘한국도 중·일과 다를 바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지 않기 위해선 경제적 목표만을 우선시해서는 안 된다”며 “ODA나 인도적 접근, 문화·공공외교를 앞세우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신남방정책을 추진하면서 경제성장 경험 전수와 사회 인프라 구축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ODA 협력 모델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신남방정책·한국형 ODA 모델이 연계·결합된 프로젝트를 집중 가동할 계획이다. 코이카 측은 “신남방정책의 핵심은 3P(사람·평화·번영)로 요약된다”며 “특히 사람과 평화 요소를 전면에 내세우고 그 후방효과로 번영(경제) 요소가 따라오도록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가장 잘 표현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한·베트남 과학기술연구원(VKIST) 협력사업이다. VKIST는 총사업비 7000만 달러(약 788억 원)로, 한국 최대 규모의 과학기술 공적개발원조 사업. 코이카가 3500만 달러(394억 원), 베트남이 3500만 달러의 사업비를 각각 지원해 공여국과 수원국 간의 ‘수평적 ODA 모델’이기도 하다. VKIST는 베트남 산업경제 발전기반 마련과 연구역량 강화를 목표로 한 프로젝트로, 문 대통령도 지난 3월 베트남 방문 당시 VKIST 착공식에 참석해 “상생 협력과 미래성장 협력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모두 담고 있는 모범사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코이카의 지원을 받아온 베트남의 장애인 기업 이미지터(Imagetor)도 향후 신남방정책 추진 과정에서 참조해야 할 사례로 꼽힌다. VKIST와 달리 인도적 지원에 방점을 둔 ODA 사업으로, 이미지터는 사진·영상 편집 서비스 제공 업체다. 코이카가 2016년부터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협력해 지원을 시작했는데, 이 기업은 4개월 만에 월평균 2만1629달러(244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26명의 장애인에게 일자리도 제공했으며, 최근에는 유럽에서도 수주 계약을 따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문가들은 신남방정책이 아세안 지역의 인도적 안정과 평화에 기여하는 협력 방안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코이카를 통해 2015∼2017년 라오스 불발탄 제거 지원 사업에 300만 달러(34억 원)를 지원했는데, 이 같은 유형의 사업이 현지인들의 친한(韓) 감정을 북돋울 수 있다는 것. 현지인들의 호응 여부가 장기적으로는 신남방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올해 라오스 댐 붕괴사고나 인도네시아 지진·쓰나미 사고 당시 해외긴급구호대(KDRT)를 파견하고 신속하게 수송기를 보낸 것도 이 같은 전략에 따른 것이다.
‘한국형 ODA’ 모델의 시그니처 프로그램 발굴도 신남방정책과 자연스레 연계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이카는 향후 5년간 매년 110%씩 아세안 대상 지원 규모를 늘려가면서 시그니처 프로그램을 집중 발굴한다는 계획인데, 취약·소외계층을 위한 보건의료정보시스템과 재해취약지역 주민을 위한 종합물관리시스템 등이 우선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韓-베트남 과기硏 ‘VKIST’
현지 산업·연구역량 등 키워
라오스 댐 붕괴·印尼 지진 땐
수송기·긴급구호대 신속파견
교육·기술 등 미래발전 기여
新남방정책과 ‘시너지’ 기대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주 동남아 순방 이후 속도를 내고 있는 ‘신남방정책’에 ‘한국형 공적개발원조(ODA)’ 모델을 접목시킨다. 한국형 ODA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지역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만큼, 이를 발판으로 신남방정책과의 시너지(상승) 효과를 거두겠다는 것.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아세안과의 긴밀한 협력을 지향하는 신남방정책이 기존 ODA 정책과 맞물리면서 아세안과 ‘윈윈’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20일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과 ODA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중·일 3국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아세안 지역에서 한국의 비교 우위는 바로 ‘노하우’ 전수에 있다. 아직 경제·교역은 물론 교육·기술훈련·과학기술·문화·인프라 등 미래 사회 발전을 위한 여력이 충분하지 못한 아세안 국가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바로 경제개발 노하우다. 1970∼1980년대 고속성장을 거친 경험과 노하우가 한국의 최대 자산인 셈이다. 인프라 건설 등 경제적 효과를 중심으로 대(對)아세안 전략을 전개해온 중·일과도 차별화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코이카 관계자는 “아세안 국가들에 ‘한국도 중·일과 다를 바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지 않기 위해선 경제적 목표만을 우선시해서는 안 된다”며 “ODA나 인도적 접근, 문화·공공외교를 앞세우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신남방정책을 추진하면서 경제성장 경험 전수와 사회 인프라 구축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ODA 협력 모델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신남방정책·한국형 ODA 모델이 연계·결합된 프로젝트를 집중 가동할 계획이다. 코이카 측은 “신남방정책의 핵심은 3P(사람·평화·번영)로 요약된다”며 “특히 사람과 평화 요소를 전면에 내세우고 그 후방효과로 번영(경제) 요소가 따라오도록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가장 잘 표현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한·베트남 과학기술연구원(VKIST) 협력사업이다. VKIST는 총사업비 7000만 달러(약 788억 원)로, 한국 최대 규모의 과학기술 공적개발원조 사업. 코이카가 3500만 달러(394억 원), 베트남이 3500만 달러의 사업비를 각각 지원해 공여국과 수원국 간의 ‘수평적 ODA 모델’이기도 하다. VKIST는 베트남 산업경제 발전기반 마련과 연구역량 강화를 목표로 한 프로젝트로, 문 대통령도 지난 3월 베트남 방문 당시 VKIST 착공식에 참석해 “상생 협력과 미래성장 협력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모두 담고 있는 모범사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코이카의 지원을 받아온 베트남의 장애인 기업 이미지터(Imagetor)도 향후 신남방정책 추진 과정에서 참조해야 할 사례로 꼽힌다. VKIST와 달리 인도적 지원에 방점을 둔 ODA 사업으로, 이미지터는 사진·영상 편집 서비스 제공 업체다. 코이카가 2016년부터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협력해 지원을 시작했는데, 이 기업은 4개월 만에 월평균 2만1629달러(244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26명의 장애인에게 일자리도 제공했으며, 최근에는 유럽에서도 수주 계약을 따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문가들은 신남방정책이 아세안 지역의 인도적 안정과 평화에 기여하는 협력 방안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코이카를 통해 2015∼2017년 라오스 불발탄 제거 지원 사업에 300만 달러(34억 원)를 지원했는데, 이 같은 유형의 사업이 현지인들의 친한(韓) 감정을 북돋울 수 있다는 것. 현지인들의 호응 여부가 장기적으로는 신남방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올해 라오스 댐 붕괴사고나 인도네시아 지진·쓰나미 사고 당시 해외긴급구호대(KDRT)를 파견하고 신속하게 수송기를 보낸 것도 이 같은 전략에 따른 것이다.
‘한국형 ODA’ 모델의 시그니처 프로그램 발굴도 신남방정책과 자연스레 연계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이카는 향후 5년간 매년 110%씩 아세안 대상 지원 규모를 늘려가면서 시그니처 프로그램을 집중 발굴한다는 계획인데, 취약·소외계층을 위한 보건의료정보시스템과 재해취약지역 주민을 위한 종합물관리시스템 등이 우선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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