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지원 사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급속도로 변화하는 첨단의료기기의 속도를 신속하게 반영하고, 민간의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의료기기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기에 무엇보다 안전성이 강조돼 규제가 많은데, 이런 규제는 급변화 시대의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미 선진국들은 첨단의료기기의 특성을 고려한 탄력적인 규제체계를 도입해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높은 수준의 의료기술과 정보기술(IT) 산업을 보유하고 있어 첨단의료기기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받고 있지만, 아직 현행법과 제도로는 첨단의료기기의 기술적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첨단의료기기 관련법과 체외진단의료기기법 등 각종 첨단의료기기에 관한 개발을 촉진하는 법안 마련은 물론 허가심사체계 간소화를 추진하고 있다.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선진국은 이미 4차 산업기술을 적용한 첨단의료기기와 체외진단의료기기의 법안 제정을 완료했다. 미국은 2016년 말에 21세기 치유법안(21st Century Cures Act)을 공포하고 지난해 7월 ‘디지털 헬스 이노베이션 액션플랜(Digital health Innovation action plan)’을 발표했다. 의료기기 소프트웨어에 특화된 전문가 조언 시스템을 마련하고 사전인증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내용이다. 일본도 임상단계에서 유효성이 명확하게 입증돼 조기 실용화가 기대되는 의료기기·재생의료 제품에 대해 신속 심사로 심사 기간을 단축한다. 유럽은 지난해 5월 의료기기법(MDR)과 체외진단의료기기법(IVDR)을 제정했다. 중국 역시 지난해 의료기기 혁신 촉진 및 허가심사 가속화 정책을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관련된 ‘첨단의료기기 허가 및 기술지원 특별법’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첨단의료기기로 지정받은 경우 다른 의료기기보다 우선해 신속하게 심사하는 우선·신속 심사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의료기기산업육성법과 통합한 의료기기 전주기 지원 법안도 발의돼 있다. 의료기기 산업 육성뿐만 아니라 혁신의료기기의 제품화 및 기술 지원 등에 관한 사항 역시 법률로 규정해 혁신의료기기의 제품화 촉진 및 기술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이다. 또 체외진단의료기기법 및 체외진단의료기기에 관한 법률 역시 의원입법으로 발의돼 있다. 체외진단의료기기의 특성에 맞는 법·제도적 기반 구축을 위한 법안이다. 체외검사의 특성상 시약과 장비·시스템이 분리돼서는 기능을 발휘할 수 없어 시약과 진단장비 등을 체외진단의료기기로 통합해 관리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법안 외에도 기존의 제도를 활용해 허가심사체계를 간소화하고 있다. 의료기기 산업 종합지원센터의 역할을 강화해 규제 제도 및 절차에 대해 ‘통합 상담’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3분기부터 규제 진행 과정도 전면 개방했으며, 규제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규정하고 가이드북 등을 통해 사전 공개하고 있다. 또 신의료기술평가에 대한 심의절차도 2단계에서 1단계로 간소화했으며 보험등재 심사도 동시에 진행해 제품화 기간을 크게 줄였다. 또 내년 1월부터는 ‘혁신·첨단기술 가이드라인’ 개발을 통해 ‘의료진의 편의 및 생산성’을 증진시키는 의료기기는 신의료기술평가 없이 시장 진입을 추진한다. 그리고 안전성 우려가 적은 체외진단기기 등은 중대한 변경 대상(사용 목적 등)을 제외한 변경 사항은 업계에서 자율관리하고, 앞으로는 단계적으로 사후평가 방식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앞으로도 첨단의료기기에 대해 △신속 사용 허가체계 구축 △맞춤형 안전관리체계 도입 △특성에 맞는 법·제도적 기반 구축 △제품화 기술지원 등을 중점 추진할 예정이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관련기사

이용권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